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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LIVE] "내가 아들을 죽인게 아니라고 말해달라"

  • 입력 2016-05-03 15:07:15
  • 수정 2016-05-04 09:32:40
"당신 아이가 죽었다면,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피해 유족 울분 터진 옥시 기자회견 라이브
SNS 독자, '날 것' 현장감 뉴스에 더 몰입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최대 가해 업체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기자회견이 2일 오전 열렸다. 사건 발생 5년 만에 공식 사과 자리였다.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아타 울라시드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현 RB코리아) 대표는 "2014년 조성한 인도적 기금 50억원에 50억원을 추가해 100억원의 기금을 피해 보상에 쓰겠다"며 "가습기 살균제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가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너무 늦은 사과였다. 울라시드 대표가 5분여 기자회견을 마치려 하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유족 및 피해자들은 퇴장을 막아서며 거칠게 항의했다. "아들을 살려내라", "왜 피해자가 아닌 기자에게 사과하느냐", "영어로 사죄하는게 말이 되느냐" 등 고성과 함께 욕설, 비명이 터지며 기자회견은 아수라장이 됐다.

[래빗LIVE 1부] 옥시 기자회견, '욕설 비명' 아수라장 돌변..유족 거친 항의


◆ "당신 아이가 죽었다면,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피해 유가족 측은 "지난 5년 동안 사과 한 번 하지 않던 옥시 측이 지금 와서 사과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화가 난 일부 유가족은 수년째 계속된 옥시 측의 모르쇠 대응에 울분을 토했고, 단상 위로 올라가 격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휠체어에 탄 피해자가 넘어질 뻔한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인 임성준 군(13)과 함께 회견장에 나온 엄마 권미애 씨(40)는 오열했다. 살균제 피해로 폐 조직이 손상된 임 군은 매순간 산소통을 휴대한다. 신생아 때부터 살균제에 노출된 임 군은 돌이 지난 2004년부터 지금까지 12년 넘게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숨을 쉬고 있다.

권 씨는 "아들이 지난 수년간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겼다"며 "학교를 다니지도 못하고, 수영장도 못가고, 유치원도 못간다"고 소리쳤다. 권씨는 임군 가슴에 박힌 산소 호스를 울라시드 대표에게 보여주며 다시 오열했다.

다른 유족은 "우리 아이는 이미 사망했다. 이미 죽은 내 아이, 그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가. (보상이나 사과)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다른 유족 어머니는 "산소 포화도 문제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힘들어하며 죽었는지 본적이 있는가"라며 "왜 이제서야 사과하는가, 사람이 언제 죽었는데 지금 장난하는가"라고 따져물었다.

참다 못한 한 피해 유족도 울부짖으며 따졌다.

"당신의 아이가 이런 제품을 쓰다 죽었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울라시드 대표는 "나도 아버지라 자식을 잃은 고통을 전적으로 알 수 있다, 가슴이 아프다. 이런 부분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한다""면서도 "한국 대표로 부임한지 2년 밖에 되지 못했다"고 해명해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유가족연대 소속 최승운씨는 "피해자 한사람 한사람 찾아가서 내가 우리 자식을 죽인게 아니라 '니 아들을 죽인 사람은 우리라고 사과를 하라'"고 울라시드 대표에게 요구했다. 그는 "아기 잘 키워보려고 매일 매일 가습기 살균제 쓰던 그 4개월동안 서서히 아기를 죽였다"며 "그 심정을 아는가. 이건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나도 이 제품을 사용하는 평범한 아빠였다. 내가 아이를 죽였다"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래빗LIVE 2부] 피해 유족 "내가 아들을 죽인게 아니라고 말해달라" 오열


◆ 모바일과 만난 '라이브 저널리즘'의 가치

피해자 및 유족 뿐만 아니라 현장 취재기자 일부도 눈물을 떨군 이날 기자회견을 '뉴스래빗'은 페이스북에서 생중계했다. 뉴스래빗의 페이스북 '래빗 라이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1, 2부로 나눠 소셜네트워크(SNS) 공간에 생생히 전달됐다.

5만 여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이 영상을 주목했다. 뉴스래빗 내 영상 조회수는 8000건에 달했다. 동시 접속자 수 200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라이브 영상에 좋아요·화나요·슬퍼요 등 독자 반응은 100개, 댓글도 60여 넘게 달렸다. 뉴스래빗의 페이스북 라이브 콘텐츠 중 가장 이용자 참여가 높았다. 피해 유가족의 울분이 터진 영상 16분 이후부터 동시 접속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페이스북 라이브 뉴스의 가치를 발견한 순간이기도 했다. 언론사가 취재하고 촬영한 뒤 재편집한 뉴스가 아닌, 현장의 폭발성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라이브'에 독자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일반적 보도물은 취재 현장의 폭언이나 욕설 등을 걸러낸다. 안정적이지 못한 촬영 구도는 편집 과정에서 삭제한다. 뉴스의 균형성 및 공정성, 선정성 지양 등의 차원에서 이 같이 정형적으로 편집된 뉴스를 독자는 쉼없이 소비한다.

그러나 SNS 공간의 독자들은 걸러지지 않은 '날 것'에 더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정 언론사의 시각으로 정제된 뉴스보다 뉴스의 현장감을 있는 그대로 보고자하는 독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되지 않은 뉴스 영상에 오히려 더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드러냈다. '래빗 라이브'를 지켜본 한 독자는 "처음엔 영상이 계속 흔들려 호기심에 봤다. 하지만 일반적인 뉴스와 다르게 현장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같아 계속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장에서 피해자와 옥시 측 언쟁이 불붙으며 취재 통제선(프레스 라인)이 무너졌다. 일제히 사진, 영상 기자들은 취재원을 향해 달려들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촬영 장비를 높이 들어올려 한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뉴스래빗 역시 삼각대의 가장 끝 부분을 잡고 최대한 위로 들어 촬영했다.

이 탓에 라이브 영상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거리기 일쑤였다. 화면이 고르지 못해 독자들이 라이브 접속을 끊고 나갔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정제되지 않은 뉴스 영상에 오히려 더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드러냈다. 순간 동시 접속자는 2배 이상 증가했고, 좋아요·화나요 등 반응도 더 쏟아졌다.

라이브 뉴스 시대에 걸맞는 현장 뉴스의 가능성을 본 순간이었다. 페이스북 라이브, 트위터 페리스코프, 유튜브 라이브, 스냅챗 등 라이브 뉴스 플랫폼은 커지고 있다. 언론사의 새로운 뉴스 플랫폼으로 SNS 라이브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성격에 들어맞는 뉴스 기획이 필요하다. 이번 옥시의 기자회견장은 모바일과 결합한 '라이브 저널리즘(생중계 저널리즘)'의 가치와 성장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였다.

뉴스래빗의 페이스북 라이브는 앞으로도 날 것의 현장감을 전달하는데 치중할 계획이다. 크고 무거운 카메라나 삼각대 대신 스마트폰과 가벼운 휴대용 삼각대를 현장 취재 장비로 사용한다.

뉴스래빗은 지난 3월 ‘래빗 라이브’ 코너를 신설했다. 지난 3월 24일, LG전자 최신 스마트폰 G5 론칭 행사 라이브가 첫 시도였다. 두달여 동안 여의도 윤중로 벚꽃 축제, 가수 손승연 라이브 인터뷰, 몸짱 방송인 예정화, 김용규 SBS 이플러스 뷰티 전문 PD, 시니어 모델 패션쇼 등등 10여편의 '래빗 라이브'를 진행했다.

생중계 콘텐츠는 페이스북 라이브 뿐만 아니라 ‘360 VR’ 시리즈 및 한경 온라인 기사 내 동영상으로도 유통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보는 최근 "뉴스래빗이 페이스북 라이브로 젊은 층과의 쌍방향 소통을 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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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 김민성 기자, 연구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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