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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현실판
SKY캐슬'  
 월 50억도 '땡기는' 대치동 쓰앵님들

  • 입력 2019-03-05 08:54:31
  • 수정 2019-03-05 08:55:31
이 #팩트체크를 스카이캐슬에 바칩니다
'수십억 연봉 쓰앵님' 입시코디 현실판 !.!

▽ '입시 코디' 공식 명칭은 '진학 지도'
▽ 진학지도 교습 최고액 1시간당 30만원
▽ 서울 컨설팅학원 40개 중 70% '강남·서초'
▽ 대치동 컨설팅학원, 한 달 '50억' 합법 수입
▽ 고액 컨설팅 수요 꾸준한 이유는 '수시 확대'


"쓰앵님, 우리 예서
서울의대 보내야 돼요"



'SKY(스카이)캐슬'의 주인공 한서진(염정아 분)의 유명 대사입니다. 2019년 2월 1일 종영한 드라마 SKY캐슬은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 고군분투하는 상류층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때론 막장으로 그려내 큰 인기를 끌었죠. 한국에서 대학입시라는 터널을 지나본 학생이나 학부모라면 그 처절함과 어두운 욕망이 치가 떨리게 싫으면서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갈머리를 확 찢어버릴라!"라며 극성스럽게 딸 예서(김혜윤 분)의 명문대 입학을 윽박지르는 한서진을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두둔한게 그 증거겠죠.

드라마 'SKY캐슬'에서 표독스런 입시코디네이터 역할로 화제를 모은 배우 김서형. 사진=JTBC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주요인물은 김주영(김서형 분) '쓰앵님(선생님)'입니다. 주인공 한서진의 딸 강예서의 대학 입시를 도와주는 이른바 '입시 코디네이터'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에겐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직업도 생소한데 김주영은 그중에서도 상위 0.1% VVIP의 자녀들만 맡는 일류 코디네이터입니다. SKY캐슬의 콧대 높은 부자들을 쥐락펴락하는 김주영 쓰앵님의 카리스마에 시청자들은 때론 숨죽이고 때론 통쾌합니다.

극 중 김주영은 담당 학생의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유명 강사진을 꾸리고 학생부 항목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관리해줍니다. 심지어 학생의 심리상태와 수면 환경, 공부방 인테리어까지 신경 쓰죠.

성황리에 막을 내린 jtbc드라마 SKY캐슬. 사진=jtbc

설리번 선생님 버금가는 입시 코디네이터가 현실에서도 존재할까요?

이런 선생님이 있다면 자녀 대학 진학에는 어쩌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만, 엄청나게 비쌀 것 같지 않나요. 드라마 내에선 예서 서울의대 보내줄 입시코디네이터 연봉이 "수십억"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서초구 종량제 쓰레기 봉투가 나오는 걸 보면 드라마 속 교수와 의사 등 상류층만 거주하는 스카이캐슬 단지는 '강남 상위 부자'의 일상입니다.

현실에선 서울 강남 학원가는 얼마를 받고 입시 진학 코디를 할까요. 뉴스래빗이 데이터저널리즘 기법으로 '현실판 SKY캐슬' 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를 위해 우선 서울시의 모든 학원을 종류부터 분류해봅니다 !.!


All about 서울 학원들
단어구름 Word Cloud

서울시 학원을 종류별로 분류한 단어구름.

'입시 코디네이터' 공식 명칭
'진학지도 학원'

위 단어구름을 먼저 보시죠. 단어 크기가 클수록 해당 종류의 학원이 많다는 뜻입니다. 서울에서 제일 많은 학원은 단연 보습학원입니다. 보습학원은 보충 학습의 준말, 학교 공교육 외 아이에게 공부를 더 보충하는 사교육 학원을 말합니다. 흔히 중학생 자녀 학원 보낸다고 하면 십중팔구 '국영수과' 보습학원이죠.

보습학원에 이어 두 번째로 논술과 보습을 병행하는 보습·논술 학원이 많습니다. 보습학원에 보습·논술 학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학원에서 입시 사교육 학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압도적입니다. 그 외에 성인고시, 음악, 실용외국어 학원의 비율이 높죠.

위 단어구름에서 잘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아래쪽 중간에 '진학지도' 학원이 있습니다. 바로 SKY캐슬에 나온 '입시컨설팅' 학원입니다. 보습학원에 비하면 그 수가 워낙 적어서 단어의 크기가 작습니다.

하지만 진학지도 학원은 학원법에 따라 엄연히 학교교과교습학원에 포함된 정식 학원입니다. 법적으로 서울시 교육청에 등록된 '입시 컨설팅' 학원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서울의 학원 및 교습소 현황을 제공합니다. 학원 이름, 종류, 주소, 설립자, 전화번호, 교습과목, 정원, 교습기간, 교습비, 강사 수 등 다양한 정보가 있습니다. 그중 교습과정이 '진학지도'인 학원을 따로 분류하여 분석했습니다.

데이터가 마지막으로 갱신된 날짜는 2018년 4월 10일입니다. 15만3822줄에 달하는 방대한 양입니다. 그런데 각각의 데이터는 학원이 아니라 학원 내의 과목을 나타냅니다. 즉, 15만여 개의 학원이 있는 게 아니라 15만여 개의 교습과목(A반, B반 등)이 존재합니다. 학생들은 이 교습과목을 기준으로 교습비를 지급합니다.

15만여 개의 교습과목을 학원 이름, 주소, 설립자를 기준으로 묶으면 하나의 학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계산하여 서울시의 15만3822개 교습과목을 1만4491개의 학원으로 환산했습니다.

 즉 서울시교육청에 정식으로 등록된 서울 내 학원은 1만 4491개라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서울 1만4491개 학원 중
'진학지도' 전문 불과 40개
그 중 28개 강남·서초에

서울에서 '진학지도'로 분류된 입시 컨설팅 학원은 40개에 불과합니다. 전체 학원 1만4491개에 비교하면 0.28%, 보습학원 7448개에 비교하면 0.54%에 불과한 숫자입니다.

SKY캐슬 드라마처럼 0.1%는 아니지만 극소수인 건 사실입니다. 주변에서 "학원 다닌다"는 사람은 많아도 "입시 컨설팅받는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잘 볼 수 없는 게 당연합니다.

대치동 서초동 목동 중계동
입시코디도 '핫플레이스'

40개의 입실컨설팅 학원 중 70%인 28개가 강남·서초구에 몰려있습니다. 동네별로 살펴보면, 강남구 대치동에 16개, 서초구 서초동 4개, 양천구 목동 4개, 노원구 중계동 3개 등 서울에서 학원가로 유명한 동네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입시컨설팅 학원이 아예 없는 자치구도 있습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그래프에 나타난 8개를 제외한 나머지 17개 자치구에는 입시컨설팅 학원이 하나도 없습니다. 종로구, 중구, 서대문구, 성동구 등 서울 내 역사와 인구 비율이 높은 곳엔 진학지도 학원이 한군데도 없는 게 특이합니다.

입시컨설팅 학원이 존재하는 지역의 공통점은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서울의 학원가라는 사실입니다. 대치동, 서초동, 목동, 중계동 등 서울에서 사교육열이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유명하죠. 사교육열이 뜨거울수록 보습뿐 아니라 입시 코디 시장도 크다는 걸 데이터로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JTBC 드라마 'SKY캐슬'에서 표독스런 진학 코디네이터 역할로 등장한 배우 김서형. 사진=JTBC

진학지도 1시간=최고 30만원
=최저시급 36시간 임금

SKY캐슬의 '쓰앵님' 김서영의 연봉은 '수십억'입니다. 그만큼 입시 코디 교습비가 비싸리라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교육청에 학원 정보를 등록할 때 교습비도 함께 제출해야합니다.

그럼 강남 서초 지역에서 가장 비싼 진학 지도 학원은 시간당 얼마를 받을까요? 서울 내 40개 컨설팅 학원 중 16개 학원의 시간당 교습비가 30만원입니다. 16개 학원의 시간당 교습비가 30만원으로 똑같으면서 동시에 가장 비싼 것으로 뉴스래빗 분석 결과 확인됐습니다.

시간당 30만원. 한 달에 10시간 상담을 해주면 300만원, 반년이면 18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죠. 1시간 노동으로 30만원을 벌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이 있을까요.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입니다. 최저시급 받는 아르바이트생이 35.9시간을 일하면, 강남 진학코디 쓰앵님이 1시간 일한 돈을 벌 수 있네요.



대치동 컨설팅 학원
한달 '50억'도 합법 수입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서울 내 16개 학원의 시간당 교습비가 30만원으로 똑같이 가장 비쌉니다. 담합이라도 한 걸까요? 아닙니다. 사실 컨설팅 학원의 교습비 상한선이 법적으로 시간당 30만원(1분당 5000원)입니다. 만약 교육청에 시간당 30만원을 초과한 교습비를 보고하면 자진해서 불법 신고를 하는 셈이죠.

이를 실제 대치동의 유명 진학지도 OOO학원의 수입 구조에 대입해보겠습니다. 제일 돈을 잘 버는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은 한 달에 합법적으로 49억9900만원을 진학 코디로 벌 수 있습니다. 학원이 가장 장사가 잘 될 때, 즉 모든 반에 학생이 꽉 찼을 때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입니다.

50억원 = Σ(과목별 학생 수 X 과목별 한달 교습비)
▷ 과목별 한달 매출액 = 과목별 학생 수 X 과목별 한달 교습비
▷ 학원 한달 매출 = 과목별 한달 매출액의 총합

이 대치동 진학지도 OOO학원은 코디네이터를 하는 강사 수가 무려 41명입니다. 학원 규모가 큰 탓에 한 달 매출이 50억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학원마다 규모나 시간당 지도 비용이 모두 달라서 총 수입을 획일적으로 산출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시간당 교습비를 보면 어느 정도 기준을 맞출 수는 있죠. 그리고 최대 50억원은 합법적으로 서울 학원들이 진학지도로 벌 수 있는 금액입니다.

시간당 30만원은 서민들에게 큰 금액입니다. 다만 상류층에겐 크지 않은 돈일 수도 있죠. 서울교육청에 등록하지 않고 30만원보다 훨씬 비싼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원도 분명 있습니다. 마치 SKY캐슬 속 수십억 연봉을 자랑하는 '쓰앵님'들처럼 말이죠.

실제 2015년 비영리 교육 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강남 지역 컨설팅 프로그램 65.2%가 1분당 교육비 5000원(1시간당 30만원) 기준을 위반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시간당 30만원도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닌데, 그 이상의 돈을 불법적으로 받고 진학지도를 하는 학원이 10곳 중 무려 7곳에 달한다는 충격적 내용입니다.
입시 상담 학원 도와주는
수시확대 교육제도




그렇다면 이런 고액 상담 학원이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 뭘까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지역 13개 대학(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소위 인서울 대학의 수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최근 3년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반부터 쭉 이어진 전반적인 추세입니다. 정시 비중은 줄고 수시가 커지고 있죠.

문제는 수시 비중이 커질수록 전형이 복잡해진다는 사실입니다. 흔히 알려져 있듯 정시는 수능 위주의 전형입니다. 시험공부만 열심히 하면 됩니다. 물론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쉽지 않지만 입시 준비의 방향과 목표가 뚜렷합니다.

그런데 수시 전형은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대학별 논술고사, 대학별 적성고사, 특기자 전형, 특기자 전형, 특별 전형 등 나열하기도 벅찹니다. 그전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전형은 아니지만 수시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열심히 달릴 준비는 돼 있지만 어느 방향으로 달려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진 셈입니다.

축적된 입시 노하우를 가진 고액 컨설팅 학원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습니다. 길 잃은 학생과 학부모가 학습 컨설팅부터 생활기록부 관리·첨삭까지 해준다는 학원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학원이 자랑하듯 홈페이지에 띄워 놓은 컨설팅 및 생활기록부 관리 광고를 보시죠.

생활기록부 관리 서비스를 소개하는 학원 홍보물. 사진=진학지도학원 홈페이지

우리 교육부는 과도한 입시 경쟁을 피하고자 수시를 확대했습니다. 수능 점수 '결과'로 학생을 줄 세우지 않고 학생부 내용으로 학업 '과정'을 평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시간당 30만원을 진학지도 비용으로 낼 수 있다면 그 학업 과정도 인위적으로 얼마든지 훌륭하게 만들어내는 세상이 '스카이캐슬'입니다.

물론 정직하게 법정 기준을 지키며 시간당 30만원을 버는 학원을 비난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불법으로 이뤄지는 고액 컨설팅은 사교육 빈부격차를 더욱 크게 벌렸습니다. 돈으로 성취하기 어려운 정성평가를 통해 인재를 뽑겠다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가 무색해 보입니다.

해마다 줄어든 일반고 출신
갈팡질팡 교육의 미래

2018년 12월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 수험생과 학부모 수천명이 모여 '종로학원 2019 정시지원전략설명회'를 듣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고교 세분화도 입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듭니다. 2016년부터 서울 지역 13개 대학 신입생 중 일반고 출신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대학에 잘 가려면 고등학교부터 잘 골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표에 나타난 고등학교 외에 특성화고, 예술·체육고, 과학고, 영재학교, 마이스터고 등 더 많은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처럼 고등학교 선택부터 입시 경쟁이 치열합니다.
▽뉴스래빗이 분석한 서울 소재 대학 진학 학생의 출신고 비율을 한번 보세요.
[13가지 대입팩트] '인서울大' 자율고 강세, 외고↓ 특성화고↑

갈팡질팡하는 교육제도 때문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혼란스럽습니다. 2022년 대학 입시부터 다시 정시 비중이 커질 예정이라고 국가교육회의가 발표했습니다.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야 한다는 교육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습니다.

모든 논의의 전제는 입시를 공정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100% 공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공정한 입시만큼이나 중요한 건 어쩌면 대학교가 아닌 사회 제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수험생과 학부모가 대입에 이토록 매달리는 이유는 대입이 여전히 상류 사회 진입의 관문으로 작용하기 때문일겁니다. 혈연, 지연 그리고 학연 말입니다. SKY 졸업장이 아닌, 남다른 개성과 능력이 사회에서 더 인정받는 대한민국이 되길 빌어봅니다. !.!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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