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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미식회]
 벚꽃 봄여행 '천만 성지' 경주
 진짜
'공무원 맛집' 51곳 공개 

  • 입력 2019-03-17 09:04:59
  • 수정 2019-03-17 13:31:03
로컬 맛집 찾는 '까칠한' 새 패러다임
맛있는 데이터저널리즘 #세금미식회

④ '벚꽃 봄나들이' 성지 경주 편
▽ '사용액' 적지만 '진짜 맛집' 가득
▽ 경주 사람들도 추천한 51곳 맛집
▽ 경주 공무원 사용처 표기 불과 0.8%


[편집자 주] 뉴스래빗이 맛집을 찾는 '까칠한'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그것도 대한민국 전국 단위로 말입니다. 여행지 맛집 찾을 때 가장 궁금한 게 '로컬(local·지역민) 맛집'이죠. 그 '로컬 맛집'을 어떻게 아냐구요?

비밀은 바로 '세금'에 있습니다. 뉴스래빗이 결정적 힌트를 드립니다. 맛있는 집이라면 반드시 다시 방문하게 되어 있는 법이죠. '재방문'은 만족도를 증명하는 가장 분명한 행위입니다. 재방문을 많이 했다면 '단골'이 되고, 그만큼 그 집에 쓴 돈도 많아지겠죠.

뉴스래빗은 '로컬'들이 '재방문'하는, 맛집의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목록을 확보했습니다. 그것도 정부 공식 공개 데이터에서 추출한 믿을 만한 '진짜배기' 정보입니다.

이른바 '맛있는 데이터저널리즘' #세금미식회.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전국 106만6288명(2018년 9월 30일 기준) 공무원들. 이들 100만 공무원이 업무추진비, 즉 국민의 세금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굴한 '공공의 맛' 지도를 여러분께도 공유드립니다.

경주 천마총.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천년고도' 경북 경주시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가봤을 법한 여행지입니다. 통일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천년고찰 불국사, 대릉원, 첨성대, 천마총, 동굴과 월지(안압지) 등 국보와 보물들이 살아 숨쉬는 도시 박물관입니다. 아주 오래 전엔 신혼여행 성지로, 이후엔 중고생 수학여행 필수 코스로 더 유명했죠.

경주 첨성대.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경주는 더 '핫'해졌습니다. 해외여행이 일상이 된 만큼 '국민 관광지'로서 위상은 줄었지만 전국 20대 젊은이들의 봄 여행지로는 더 뜨겁습니다. 2010년 KTX 신경주역 개통으로 서울에서 2시간이면 갈 수 있을 만큼 접근성도 좋아졌고, 전통의 멋을 간직한 현대식 게스트하우스 등이 늘면서 연인, 친구, 가족, 관광객이 몰려들었죠. 이에 힘입어 경주 구도심은 2~3년 전부터 서울 경리단길 이름을 본딴 '황리단길'로 재조명받으며 젊은 '핫 플레이스'로 손꼽힙니다.

흐드러지게 핀 경주 벚꽃 .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여기에 경주 벚꽃은 봄나들이 여행객을 더 설레게 합니다. 경주 구도심 전역을 화사한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2019년 봄 벚꽃은 3월 28일부터 흐드러지게 만개합니다. 경주 보문관광단지와 대릉원 일대는 경북도청 공식 추천 벚꽃 명소입니다. 경주는 4월 첫째 주까지 도시 전체가 꽃물결로 넘실댑니다. 보문관광단지와 대릉원 일대에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죠. 4월 6일엔 경주 벚꽃마라톤 대회도 열립니다. 1만5000명 이상의 마라토너들이 꽃길 레이스를 펼친다죠. 한해 1100만~1200만 관광객이 다녀가는 경주가 봄나들이 성지로 꼽히는 까닭이죠.

뉴스래빗 [세금미식회] 네번째는 역사와 트렌드, 그리고 봄이 공존하는 경주로 갑니다. 시가지 규모가 크지 않아 경주역, 경주시청, 경주터미널, 역사유적지구, 황리단길 등 주요 여행지가 인근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걸어서 맛집 지도를 그릴 수 있는 최적의 도시죠.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의 믿을 만한 공무원 '세금 맛집'을 지금 공개합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 광역자치단체 17곳은 업무추진비를 의무 공개한다. 업무추진비는 지방자치단체가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 쓰는 돈이다. 하루에 한 번 공개하는 곳도 있지만 1년에 한 번 몰아서 공개하기도 한다.

뉴스래빗은 경주시청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내역 전수를 분석했다. 총 76개 문서에서 지출 내역 8071건을 수집했다. 최고 2014년부터 2019년 2월까지 약 5년치 업무추진비 내역을 '총집합'했다.

경주시청이 지출 장소를 명시한 곳 중 음식점만 추렸다. 해당 음식점에 쓰인 업무추진비 전액이라고 보긴 어렵다. 아예 지출 장소가 써있지 않은 내역이 많기 때문. 다만 파악 가능한 집행 횟수나 액수는 분명한 '맛집의 증표'인 만큼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각도로 분석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경주 벚꽃.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첨성대부터 황리단길 한 곳에
경주 '세금 맛집' 1, 2, 3위 여기


경주 시가지는 그리 넓지 않은 편입니다. 경주역, 경주시청, 경주터미널, 역사유적지구, 황리단길 등이 모두 붙어 있죠. 경주시청 업무추진비 맛집이 곧 경주 시내 맛집에 가깝단 뜻입니다.

경주시청은 산하 읍면동 업무추진비도 상세히 공개합니다. 경주에 놀러 갔는데 시가지만으론 아쉽다면 '세금 맛집'을 찾아 경주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뉴스래빗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사용액 확인

숯불돼지갈비 굽는 모습.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주시청 업무추진비가 가장 많이 쓰인 1위 '세금 맛집'은 대봉갈비냉면입니다. 안강읍 민원복지과에서 2018년 한 해동안만 191만6000원을 쓴 곳이죠. 시가지 북쪽 포항과 맞닿은 안강읍에 위치한 돼지갈비 식당입니다. 역시나 1위는 공무원 대표 회식 메뉴가 차지했습니다. 한우갈비는 120g당 1만5000원, 삼겹살은 120g당 7000원, 돼지갈비는 180g에 7000원에 파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뒷고기로 유명한 돼지고기 특수부위들.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2위는 시청 인근 '소문난숯불뒷고기'입니다. 업무추진비 170만9000원이 쓰였습니다. 500g에 3만원인 뒷고기가 주력 메뉴입니다. 한우갈비(100g당 1만6000원), 돼지갈비(180g당 8000원), 삼겹살(120g당 8000원)도 같이 팝니다. 포털 사이트에 후기도 많은 걸 보니 진정한 '로컬 맛집'임이 확실합니다.

푸짐하게 한상 차린 한정식.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3위는 '청담한정식'입니다. 생선구이, 돼지불고기, 떡갈비, 더덕구이 등을 파는 시청 뒷편 한정식집입니다. 모든 정식 메뉴가 7000~1만2000원으로 비싸지 않은 데 비해 푸짐한 한상차림으로 평가가 좋습니다. 밑반찬만 10가지 이상 나온다고 하네요. 고즈넉한 경주에 가족 나들이를 가면 왠지 푸근한 한정식 한상이 생각날 듯 합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경주 벚꽃.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세금 맛집' 수는 적지만
경주 '진짜 맛집' 가득


경주시 업무추진비 데이터는 [세금미식회] 부산, 전주 편에 비해 적은 편입니다. 전체 8071건에 이르는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중 어디서 썼는지 명시된 항목은 63건 뿐입니다. 63건에서 추려낼 수 있는 음식점은 51곳에 불과합니다.

다만 경주 세금 맛집은 한 곳 한 곳이 '진짜 맛집'인 것으로 보입니다. 51곳을 네이버 다음사 등 포털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검색해보니 경주 토박이들 추천으로 가득한 곳들입니다. '경주 사람들이 꼽는', '경주 필수 여행 코스 중 들러야 하는' 등의 후한 평가가 많았습니다.

경주 세금 맛집 51곳 중 뉴스래빗이 찾은 '로컬 추천 맛집' 몇 군데를 소개해볼게요. 첫째로 황리단길 '가마솥족발'입니다. 경주시청 업무추진비 72만5000원이 쓰인 곳입니다. 이미 황리단길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한 곳입니다. 족발과 보쌈이 크기별로 2만5000~3만4000원입니다. 이미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지역 공무원들이 세금으로 찾아갔다니 맛은 보장된 셈입니다.

시가지 북쪽 '백리향'도 지역민 평이 좋습니다. 경주에서 맛있는 중국음식점으로 호평 일색입니다. 업무추진비 사용 금액은 30만원으로 상위권은 아니지만, 실제 후기와 함께 보니 믿을 만한 맛집입니다.

경주 공무원 업무추진비 30억 중
사용처 표기 불과 0.8%


경주시청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모두 취합하니 역대 규모가 29억6129만5899원에 이릅니다. 그 중 사용처를 표기한 지출액은 2477만4800원에 불과합니다. 약 0.8%. [세금미식회] 1편 제주, 2편 부산, 3편 전주보다도 불성실한 수치입니다.

경주시는 역대 [세금미식회] 지역들보다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추진비를 꾸준히 공개해왔습니다. 다만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세금 사용처 기재율을 0.8%로 아주 적습니다. 100번 업무상 이유로 경주 내 식당에서 세금을 섰다면, 겨우 1번만 사용처를 기재하는 꼴입니다. 법이 그렇기에 사용액만 공개하는 수준입니다. 기왕 하는 일이면 어떤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경주는 신혼여행, 수학여행 단골 장소이던 과거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인스타그램에 '#경주여행' 태그를 검색해보면 누적 게시물이 무려 70만건에 이릅니다. 2010년 개통한 KTX 신경주역으로, 매년 여름·겨울 내일로 기차여행 중 경주역으로도 젊은이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래빗은 경주시청 업무추진비 내역이 떠오르는 '핫 플레이스' 경주의 가능성 있는 콘텐츠라고 판단합니다. 앞서 분석한 제주, 부산, 전주에 비해 '공무원 맛집'이 실제 지역민도 열광하는 맛집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경주시 공무원들이 업무추진비 내역에 사용처를 더 성실히 기재한다면 경주시민뿐 아니라 전국 천만 벛꽃 봄여행객 모두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입니다.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는 목적을 더 충실히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경주 공무원 여러분, [세금미식회]에 동참해주세요 !.!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7조 '예산 집행의 내용 등 행정감시를 위하여 필요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라고 명시합니다. 업무추진비가 이에 해당합니다. 실제 모든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사전정보공표' 대상에 업무추진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세금미식회 맛집, 어디서 찾으시나요.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서 '한 번 먹어봤을 뿐인' 이들의 후기를 보며 갸우뚱하고 계신가요. 혹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음식 사진 때깔만 보고 '하트' 누르시나요. 아니면 골목식당이나 수요일마다 나오는 미식회 같은 TV 프로그램 보고 줄 서시나요. 뉴스래빗 세금미식회가 전국 맛집을 찾는 새로운 대안이 되겠습니다. 지역·메뉴·부서별로 업무추진비를 파헤쳐 '공무원이 다시 찾는 맛집'을 쌓아나갑니다.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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