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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태껏 몰랐나
 불법
'클럽 음식점' 강남 이태원만 35곳  

  • 입력 2019-03-19 09:14:37
  • 수정 2019-03-19 10:54:42
뉴스래빗 #팩트체크:) 공권력 밖 불법 클럽들
정부 지자체 경찰, 정말 여태껏 몰랐습니까?

▽ 서울 유명 78곳 중 63곳 '춤추는 음식점'
▽ 승리 '러브시그널' 역시 일반음식점
▽ '땜빵' 조례 만든 마포구, 없는 강남·용산구
▽ 솜방망이 단속 보란듯 장사한 불법 클럽들
▽ 1983·85년 개업한 '음식점' 클럽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YG 포차클럽으로 유명한 '러브시그널'의 전신 X에서 빅뱅 멤버 승리(가운데 검은색 안경 착용)가 디제잉을 펼치는 모습. 스마트폰을 든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러브시그널' 사진 정보

서울 강남의 한 유명 클럽 내 단순 폭행 사건으로 시작된 버닝썬 사건은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는 'GHB(속칭 물뽕)'을 이용한 다수 성범죄 사건,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클럽 성접대(성매매 알선) 및 마약 유통 혐의, 이문호(29) 버닝썬 대표 마약류 투약 및 유통 의혹, 클럽 실소유주 강모씨 탈세 의혹, 경찰 뇌물 공여 및 불법 유착 의혹, 베일에 싸인 국내 마약류 불법 제조 및 유통 조직 수사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하고 있습니다.

뉴스래빗은 버닝썬 사태의 불씨가 된 마약범죄에 대해서 이미 두 차례 살펴보았습니다.
[팩트체크] ① 버닝썬 사태의 불씨 '물뽕'… 한국 마약범죄 76% 이미 '향정'
[팩트체크] ② '물뽕' 흔적도 없이 20대·여성·유흥·숙박 파고들었다

논란이 커지면서 승리가 과거 운영에 참여했던 힙합 라운지 몽키뮤지엄까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몽키뮤지엄이 버닝썬의 실소유주라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죠. 몽키뮤지엄은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힙합 라운지로 현재 폐업상태입니다.

2018년 6월 3일 '1박 2일 - 정준영 PD되기' 편에서 오프닝으로 사용된 장소가 바로 몽키뮤지엄이라는 소식에 네티즌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또한, 배우 송다은이 몽키뮤지엄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소속사 이안이엔티 측은 3월 16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배우 송다은 씨는 이번 버닝썬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과 전혀 연관이 없음을 밝힌다. 세간의 추측은 송다은 씨와 평소 승리 개인적 친분이 있었다는 점을 확대해석한 것일 뿐, 근거 없는 낭설임을 다시 한 번 밝혀드린다"고 해명하기도 했죠.

버닝썬과 관련된 모든 인물과 사건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모든 인물과 사건의 공간적 배경은 바로 '클럽'이죠. 그런데 일반 시민들 중 클럽에 방문해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이미지만으로 클럽을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뉴스래빗이 데이터를 통해 서울 번화가 클럽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어느 골목에 클럽이 많은지, 또 어디가 인기가 많은지 살펴봅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네이버 지도의 데이터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를 비교하여 현재 영업 중인 클럽을 찾았습니다. 서울에서 클럽으로 유명한 '홍대'(홍익대), '이태원', '강남' 근처 클럽으로 한정했습니다. 네이버에서 2641곳의 클럽이 검색됐는데 그중 '유흥주점', '맥주, 호프', '바(Bar)', '클럽'으로 분류된 장소를 추려낸 뒤 개별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 중 '일반음식점', '유흥주점', '휴게음식점', '공연장', '관광공연장업', '관광극장유흥업', '관광유흥음식점업', '외국인전용유흥음식점업' 등 클럽이 포함될 만한 업종 중 영업 중인 곳을 추려내어 네이버 지도 검색 결과와 비교했습니다. 두 출처에서 클럽의 이름과 주소가 같은 경우 같은 장소로 간주했습니다.

서울 유명 클럽 78곳
63곳이 '일반음식점'

홍대, 이태원, 강남의 클럽은 모두 78곳입니다. 홍대에 29곳, 이태원에 28곳, 강남에 21곳 있습니다. 거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홍대에는 와우산로와 잔다리로에, 이태원은 이태원로와 우사단로에, 강남은 강남대로와 도산대로에 클럽이 많이 분포해있습니다.

전체 78곳 중 63곳이 일반음식점, 15곳이 유흥주점으로 영업 중입니다. 일반음식점 63곳은 지역별로 홍대 28곳, 이태원 24곳, 강남 11곳입니다. 유흥주점 15곳은 홍대 1곳, 이태원 4곳, 강남 10곳입니다.
개업하기 쉽고
세금 덜 내는 일반음식점

78곳의 클럽 중 80.8%가 '일반음식점', 나머지 19.2%가 '유흥주점'인 셈입니다. 일반음식점이 네 배 넘게 많은 이유는 개업하기 쉽고 세금을 덜 내기 때문입니다.

유흥주점은 도시계획법상 '상업지역'에서만 영업할 수 있습니다. 학교 출입문에서 직선거리 200m 안에 위치할 경우 교육 당국의 심의를 받아야합니다. 일부 지자체에선 주거지역에서 최대 400m 이상 떨어져야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유흥주점으로 개업하면 세금을 더 내야 합니다. 일반음식점은 요금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냅니다. 하지만 유흥주점은 이에 더불어 개별소비세 10%, 교육세 3%를 더 냅니다. 유흥주점은 중과세 대상이라 취득세, 재산세, 종합토지세 등 별도의 세금 부담도 있습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일반음식점과 유흥주점 중 전자를 고르는게 당연합니다. 대부분의 유명 클럽이 일반음식점인 이유입니다.

서울 마포구 홍대 앞 YG 포차클럽으로 유명한 '러브시그널'의 내부 평면도. 1층 춤추는 클럽 공간과 1, 2층 테이블석 구성을 엿볼 수 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러브시그널' 사진 정보

서울 마포구 홍대 앞 YG 포차클럽으로 유명한 '러브시그널'의 내부 모습. 음식점으로 보기 힘든 어두운 조명 및 좁은 내부 공간 구성. 사진=네이버 지도 '러브시그널' 사진 정보

YG 포차클럽 '러브시그널'
예외없이 일반음식점

홍대 YG 포차클럽으로 유명했던 '러브시그널' 또한 일반음식점입니다. 도면을 보면 2층에 VIP 테이블이 놓여있고 여자화장실이 남자화장실보다 큽니다. 클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부 구조입니다.

러브시그널의 전신은 승리가 운영한다고 알려져 유명세를 탄 '클럽 엑스'입니다. 클럽의 실 소유주는 YG 엔터테인먼트의 공동대표 양현석·양민석 형제로 알려져있습니다.

클럽 엑스는 승리가 2018년 8월까지 운영했던 클럽입니다. 승리는 2017년 12월 자신의 SNS를 통해 클럽 엑스 오픈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당시에도 'YG 클럽'으로 유명했던 해당 클럽은 2018년 8월 러브시그널로 바뀌었습니다. 그 뒤에는 정식 클럽이라기보다는 남녀가 가볍게 만나는 '헌팅' 술집으로 운영됐습니다.

일반음식점 클럽, 원래는 불법
구청이 허락하면 OK

러브시그널 외에도 다른 클럽이 많습니다. 78곳의 클럽 중 네이버 블로그 리뷰가 많이 작성된 인지도 높은 클럽 10곳입니다. 10곳 중 9곳이 일반음식점이죠.

그런데 1위를 차지한 F* 클럽은 합법이지만 2위인 감***** 클럽은 불법입니다. 소재지가 다른 탓입니다. '일반음식점' 클럽은 홍대에서는 합법이지만 강남과 이태원에서는 불법입니다. 차이점은 바로 자치구 조례의 존재 유무입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일반음식점 영업자는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을 추게 둬서는 안 됩니다. 다만, 자치단체의 조례로 별도의 안전기준, 시간 등을 정하여 별도의 춤을 추는 공간이 아닌 객석에서 춤을 추는 것을 허용하는 경우 예외를 허용하고 있죠. 쉽게 말해 법적으로는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추면 안 되는데, 구청이 허락하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땜빵' 조례라도 만든 마포구
그마저도 없는 강남·용산구

물론 '춤허용업소'가 되려면 구청에서 제시한 여러 요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마포구는 2015년 12월 31일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출 수 있도록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제7조(춤 허용업소의 안전기준 등)
① 춤 허용업소는 다음 각 호의 안전기준 등을 준수하여야 한다.
1. 영업장내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설치하지 아니할 것
2. 청소년의 출입 및 고용을 금지할 것
3.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13조에 따른 소방안전점검을 분기별 1회 이상 받은 후 그 결과를 구청장에게 제출할 것
4. 방음시설을 설치하여 「소음·진동관리법」제21조에서 정한 생활소음·진동의 규제기준을 준수할 것
5. 비상구는 상시 개방되어 있을 것
6. 영업장내 입장인원을 객석면적 1㎡당 1명으로 제한 할 것
7. 안전요원은 영업장면적 100㎡이하는 1명 이상 고정배치하고, 영업장면적 100㎡초과할 때마다 1명씩 추가 배치할 것
8. 정전이 있을 때 자동으로 켜지는 비상조명등을 출입구와 비상구에 각각 2개, 객석방향에 4개 이상 설치할 것
9. 휴대용 비상조명등을 벽면 5m당 2개 묶음 1개씩 설치할 것
10. 화재용 방독면 또는 휴대용 방독면을 업소 내에 분산비치하고, 벽면 3m당 2개씩 설치할 것
11. 용량 3.3kg 소화기를 영업장내 벽면 5m당 1개씩 설치할 것

하지만 강남구와 용산구는 조례를 따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강남과 이태원에서 '일반음식점'으로 운영하는 클럽은 모두 불법인 셈입니다.

36년 전통 '음식점' 클럽도
'불법' 단속 여태껏 몰랐나
강남과 이태원에서 현재 운영중인 '불법 일반음식점 클럽' 중에는 1983년부터 장사를 시작한 유구한 역사를 지닌 클럽도 있습니다. 이태원 바OOO는 36년에 거쳐 춤추는 식당으로 자리매김한 셈입니다.

2016년 4곳을 시작으로 2017년 5곳, 2018년 5곳 2019년도 1곳까지 최근 4년 간 15곳 '불법 일반음식점 클럽' 개업이 부쩍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불법 영업 단속을 제대로 하는지, 효력이 있는지 의심가는 대목입니다.

이 같은 불법 일반음식점 클럽이 오래 영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뉴스래빗은 용산구청 및 강남구청 식품위생과 담당자에게 물었습니다. 우선 강남구청 식품위생과 담당자는 관련 질의에 "홍보담당자에게 질의하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용산구 식품위생과 담당자는 "(조례를 둔) 홍대 쪽 클럽은 학생들이 많은 반면 이태원 클럽엔 외국인이 많아서 관리하기도 힘들고 자기네들끼리 싸움이 많이 일어난다"며 실제 단속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한 달에 적게는 두세번, 많게는 네번 불법 영업 단속을 나가는데 이태원에만 클럽이 있는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도 하소연했죠. 적발된 클럽 중에는 영업정지를 받고 과징금을 받아도 꿋꿋이 장사하는 곳이 많다고 했습니다.

조례 또한 만들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조례를 만들어서 합법화시키면 더 문제가 돼서 단속을 할 수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담당자는 "강남구 클럽도 전부 일반음식점일 것이다. 그렇게 해놓고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일도 이루어지고 있는가보다. 홍대 사정은 잘 모른다. 마포구는 학생들 건전하게 춤추라고 그걸 풀지 않았을까?"라고 추정했죠.

'버닝썬 사태'를 촉발한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영업 모습. 사진=버닝썬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담당자 말처럼 용산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하고 실제로 유흥주점처럼 영업하는 불법 행위를 특별점검하고 있다고 3월 15일 밝혔습니다. 3월 4일부터 3월 29일까지 식약처와 17개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이른바 '승리게이트'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뒤늦게 단속에 나선 겁니다.

뉴스래빗은 정부와 지자체와 경찰에 되묻고 싶습니다. "정말 여태껏 몰랐습니까?"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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