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팩트체크] 
진짜
'연금왕'은 아이유…
차트
'8대 천왕' vs 잔인한 '증발'

  • 입력 2019-04-11 09:09:50
  • 수정 2019-04-11 09:59:22
뉴스래빗 [팩트체크] :) '벚꽃연금'의 실체 ②
△ 국내 공인 '가온차트' 10년 치 전수 분석

▽ 아이유 2010년대 대중음악 일인자
▽ 넘사벽 차트 '8대 천왕' 8곡 아성
▽ 아이유-에일리 '장범준 연금' 넘을 듯
▽ 차트 진입 가수 5년 596→246명 증발
▽ 슈퍼스타만 살아남은 '잔인한 10년' 차트


▽#팩트체크 : 벚꽃연금의 실체 2편은
1편: [팩트체크] 봄캐럴 불패신화 '벚꽃 엔딩'…사실은 해마다 '연금 엔딩'
에서 이어집니다.

가수이자 배우인 아이유(본명 이지은)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래빗은 #팩트체크 : 벚꽃연금의 실체 1편에서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벚꽃 엔딩'이 2009년부터 2019년 3월까지 가온차트 음원 순위 역대 3위였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상위 100곡 중 가장 오래 차트에 머무른 곡이기도 했습니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은 역대 음원차트 3위, 계절음악 차트 1위였습니다. 특정 계절에만 많이 듣는 횟수를 기준으로는 1등입니다.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 뮤직비디오 속 장범준 캡처

계절음악에는 봄캐럴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캐럴도 포함되기 때문에 경쟁 상대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크리스마스캐럴의 대표곡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는 계절음악 차트 5위를 차지했습니다.

아이유와 하이포(HIGH4)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가 계절음악 4위, 봄캐럴 중 2위로 '제2의 벚꽃연금'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십센치(10cm)의 '봄이 좋냐??', 버스커버스커의 '꽃송이가'이 뒤따릅니다.

벚꽃엔딩의 뒤를 잇는 봄캐럴을 찾기 위해 1편부터 가온차트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10년 분량의 주간 음원차트를 분석하다 보니 여러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2편에서는 '벚꽃 말고' 일반적인 가온차트 분석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멜론차트, 지니차트 등 여러 음원 차트 가운데 가온차트를 수집·분석했습니다. 가온차트는 한국 대중음악 공인차트입니다. 매주 1위부터 200위까지 대중음악 순위를 집계하여 발표합니다. 미국의 빌보드, 일본의 오리콘 차트 같은 대중음악 공인 차트입니다.

가온차트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가 운영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해 만든 차트입니다. 2010년 2월 23일 출범했습니다. 국내 주요 음악서비스 사업자(멜론, 벅스 등), 이동통신사, 주요 음반 유통사(카카오M, 씨제이이앤엠 등), 해외 직배사(소니뮤직, 워너뮤직 등)에서 각종 데이터를 가온차트에 제공합니다. 그들이 제공한 온라인 매출데이터, 오프라인 음반 판매량 등을 총 집계하여 순위를 매깁니다.

2009년 12월 20일부터 2019년 3월 30일까지 매주 발표된 차트를 분석했습니다. 총 484주 동안 차트에 진입한 9754곡입니다. 가온차트는 2018년 말부터 순위 범위를 100위에서 200위로 늘렸는데요. 전 기간 분석을 위해 2018년 말 이후 순위도 100위까지로 한정했습니다.

가온차트는 다운로드·스트리밍·소셜 차트 등 총 10여가지 순위를 매주 발표합니다. 그 중 '디지털 차트'를 수집·분석했습니다. 디지털 차트는 스트리밍(Streaming, 다운로드 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음악 듣는 기술), 다운로드, BGM(배경음악) 판매량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집계한 '종합 차트'입니다.


진짜 '연금왕' 가수는
역대 차트 1위 아이유 '밤편지'

가온차트는 주기적으로 스트리밍 횟수 1억, 2억을 돌파한 곡을 발표합니다. 2억 스트리밍을 돌파한 곡은 단 8곡 뿐입니다.

역대 음원차트와 비교하면 공통된 곡이 꽤 보입니다. 뉴스래빗이 가온차트 10년치를 분석한 결과 역대 음원차트 1위는 아이유의 '밤편지'였습니다. 지난 10년 간 가온차트에 진입했던 9754곡 가운데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강력히 차트를 장악했던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벚꽃연금왕'은 '벚꽃 엔딩'의 가수 장범준이 아니라 아이유입니다. 역대 차트 2위 역시 '벚꽃 엔딩' 장범준이 아닙니다. 2위는 가수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였습니다. 2017년 tvN 드라마 ‘도깨비’의 OST로 사랑받은 곡이죠.



넘사벽 차트 '8대 천왕'
2억 스트리밍 넘은 8곡의 가수

뉴스래빗이 선정한 역대 음원 가온차트 13위 곡 중 8곡은 스트리밍 2억회를 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1위인 아이유 '밤편지', 2위 에일리 '첫눈처럼', 3위 장범준 '벚꽃 엔딩', 4위 멜로망스의 '선물', 5위 에드 시런의 'Shape of you', 8위 엠씨더맥스의 '어디에도', 10위 윤종신의 '좋니', 13위 박효신의 '야생화'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가히 대한민국 가요차트 10년을 지배해온 '8대 차트 천왕'이라 불릴 만합니다. 노래와 가수 면면을 보면 계절과 연도에 상관없이 꾸준히 사랑받고, 다운로드되고, 스트리밍되는 '스테디 셀러(steay seller)'입니다. 특정 가수가 이들 8대 천왕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다면 '연금왕' 반열에도 오를 수 있는 셈입니다.

2억 스트리밍엔 못미쳤지만 1억 스트리밍은 넘어선 5곡 역시 꾸준히 사랑받는 곡들입니다. 6위 방탄소년단(BTS)의 '봄날', 7위 아이콘(iKON)의 '사랑을 했다', 8위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 11위 장덕철의 '그날처럼', 12위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 모두 가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곡들입니다. 스트리밍은 2억이 안됐지만 차트 산정의 다른 요소인 다운로드 횟수나 배경음악(BGM) 판매량이 꾸준히 높아서 차트에 늘 머무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유 '밤편지'-에일리 '첫눈처럼'
'장범준 연금' 뛰어넘을 듯

'벚꽃 연금'의 대명사였던 '벚꽃 엔딩'은 종합순위가 3위입니다. 당연히 1위 아이유 '밤편지', 2위 에일리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두 곡의 저작권료가 더 높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벚꽃 엔딩'과 '밤편지'-'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의 저작권료 격차는 실제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3년 스트리밍 단가가 오르고 2015년 음원 제작자의 수익배분율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2012년에 발표하여 첫해에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벚꽃 엔딩'보다 이후인 2017년 나란히 발표된 1, 2위 음원 수익이 훨씬 클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벚꽃 엔딩'은 장범준이 모두 작사·작곡했기 때문에 아이유, 에일리보다 수익 배분율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개인에게 돌아간 금액은 벚꽃엔딩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역대 음원 순위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가온차트를 이용해 역대 음원 순위를 계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순위'에 점수를 매기는 방법입니다. 1위는 100점, 2위는 99점, 3위는 98점, ..., 100위는 1점을 부여해 9754곡의 노래가 역대 받은 점수를 합쳐 순위를 구하면 됩니다. 이 방법은 편리하지만 믿을만한 점수는 아닙니다. 1위와 2위의 실제 점수차이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두 번째는 가온차트에서 제공하는 '가온지수'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가온차트가 직접 제공하는 점수이므로 믿을만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2018년부터 가온지수를 제공했기 때문에 2018년 이전 가온지수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2018년, 2019년 차트의 순위와 가온지수의 상관관계를 그려보면 과거 순위에서 가온지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2018, 2019년 매주 가온지수 비율과 순위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그래프에 나타난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과거 순위에서 가온지수의 비율을 예측·합산하여 음원별 종합점수를 계산했습니다. 또한, 가온지수를 그대로 더하면 주차별 가온지수 합계 차이(매주 달라지는 전체 파이의 크기)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가온지수의 비율(전체 파이에서 음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구하여 계산했습니다.



아이유, 쉼없는 전성기
2010년 대 대중음악 일인자

역대 가온차트 1위 가수는 아이유입니다. 1168점을 기록한 아이유는 5~600점대를 기록한 2위 그룹을 큰 격차로 따돌렸습니다. 두 배에 가까운 차이입니다. 대략 21.2세기에 해당하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대중음악 시장의 일인자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대 가수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려면 음원차트에서 오랫동안 높은 순위를 유지해야 합니다. 일찍 데뷔해서 큰 인기를 꾸준히 유지할수록 유리합니다.

아이유는 2008년 9년 18일에 '미아'라는 곡으로 데뷔해서 2009년 'Boo', '마쉬멜로우'를 발표했습니다. 뒤이어 2010년 12월 발표한 '좋은 날'을 발표해 지금까지 쉼없이 전성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아이유의 전성기와 2009년부터 차트를 발표한 가온차트와 시기가 딱 맞아떨어집니다. 아이유의 활동시기와 가온차트 집계 시기가 겹치기 때문에 가온차트 순위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유리합니다. 물론 그런 큰 인기를 꾸준히 유지한 아이유가 대단하다는 사실은 변함없습니다.
일당백 아이유
톱10 중 유일한 '싱글'

아이유가 기록한 1168점 중 음원 1위를 밤편지가 121점입니다. 차트에 진입한 아이유 노래 중 10.4%를 차지합니다. 상위 10명 중 그룹이 아닌 싱글은 아이유가 유일합니다.

2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의 노래 중 가장 점수가 높은 곡은 '봄날'입니다. 100점을 기록해 음원 순위 6위를 차지했습니다.

역대 음원 차트에 반영된 점수는 활동을 오래 했을수록, 곡을 많이 발표할수록 유리합니다. 매주 가온지수 비율을 단순 합산한 점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한 곡당 흥행 점수가 가장 높은 가수는 누구일까요?


타율 1위는 블랙핑크
차트 진입 음원, 평균 8주 1위

음원당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가수는 블랙핑크입니다. 한 곡당 평균 31.9점을 기록했습니다.

평균 점수는 상위 20위 가수가 획득한 총점을 그 가수의 차트 진입곡 수로 나눈 값입니다. 차트에 진입한 곡의 평균 점수입니다. 여기서 점수는 주간차트에서 해당 곡이 차지한 가온지수의 비율입니다.

주간 가온차트 1위의 평균 점수는 약 4점입니다. 블랙핑크의 음원당 평균 점수가 31.9점이므로 '블랙핑크의 곡이 일단 차트에 진입하면 평균 8주 정도는 1위 자리를 지킨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곡을 발표하면'이 아니라 '곡이 차트에 진입하면'이라는 전제를 주의해야 합니다.



이 결과는 블랙핑크의 '타율'이 높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실제 블랙핑크는 2016년 8월 8일 데뷔 이후 국내에서 앨범을 5회 발표했습니다. 같은 세대 걸그룹인 레드벨벳, 트와이스가 각각 12회, 8회 발표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역대 음원 차트에서 트와이스가 519점으로 7위, 레드벨벳이 364점으로 14위, 블랙핑크가 318점으로 19위를 차지했지만 블랙핑크가 더 자주 음원을 발표했다면 결과는 바뀌었을지 모릅니다.

2위를 차지한 볼빨간사춘기 또한 2016 4월 21일 데뷔 이후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두 21곡의 노래가 차트에 진입했는데 평균 26.5점입니다. 한 곡당 평균 7주 정도 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슈퍼스타만 살아남고
신인·무명은 '차트 증발'
차트 생존 '잔인한 10년'

타율 높은 슈퍼스타가 많아지면 역효과도 생깁니다. 차트 순위는 100위로 고정돼있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가수가 차트에 많이 진입하면 다른 가수가 들어올 자리가 부족합니다.


차트 진입 가수
5년 새 596→246명
해마다 신인·무명 70명 '증발'

실제로 2013년 이후 가온차트 100위권 안에 진입하는 가수의 숫자가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3년 100위권에 진입한 가수가 600명에 달한 반면 2018년에는 246명까지 줄어들었습니다. 5년 동안 350명, 1년마다 평균 70명의 가수가 차트에서 사라진 셈입니다. (2019년은 아직 아직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값으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상위 100위에 속하는 가수의 다양성이 줄어듭니다. 같은 가수의 다른 노래가 매번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그만큼 새로운 가수가 새로운 노래로 순위권에 진입하기 어려워졌습니다.

2019년 13주차 가온 디지털 차트 순위. 순위에 울고 웃는 대한민국 가수들의 희비가 매초 매분 매시 매일 엇갈린다. 사진캡처=가온차트

차트 진입 제작사 305→134개
차트 생존 '잔인한 10년'

'차트인'(차트 진입) 가수 획일화는 제작사 획일화와 일맥상통합니다. '차트인' 제작사 또한 2013년 305개 이후 꾸준히 감소하여 2018년 134개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제작사의 감소가 시작되기 전 2010년부터 유통사의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작사와 가수의 다양성이 감소하기 전부터 유통사의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K팝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국내 음원차트에서는 획일화와 공식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수의 다양성이 줄어들수록 소비자가 듣는 노래도 획일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2의 벚꽃엔딩처럼 꾸준히 사랑받는 노래가 나오려면 다양한 제작자와 가수가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해 보입니다 !.!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뉴스래빗 페이스북 facebook.com/newslabi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lab@hankyung.com
뉴스실험실 뉴스래빗에서 토끼집을 짓는 기자입니다 !.!
래빗에서 래빗중
  • 페이스북 보내기
  • 페이스북에 저장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