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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닛산 철수설' 진짜
 불매 때문일까…
'글쎄'

  • 입력 2019-09-15 09:17:08
  • 수정 2019-09-15 11:14:30
핵심질문 묻고 답하는 #팩트알고

▽ 닛산 두달만에 284→58대 급감 '사실'
▽ 불매 이전 2016년부터 판매량 계속 하락
▽ 불매운동 탓에 한국시장 철수? '글쎄'


닛산 6세대 알티마

닛산자동차가 한국 시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보도하며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 때문에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식을 줄 모르는 불매운동 열시가 수입차에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입니다.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연 불매운동은 일본 수입차 판매에 얼마나 타격을 가했을까요. 정말 영향이 있었다면, 불매운동 전에는 얼마나 잘 팔렸던 걸까요. '닛산 철수설'을 정말 불매운동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매월 수입자동차 등록 현황을 발표한다. 24개 수입차 브랜드의 월별 등록 대수를 알 수 있다. 이 중 일본 브랜드는 도요타·렉서스·닛산·인피니티·혼다 등 5가지다. 렉서스는 도요타, 인피니티는 닛산의 고급 브랜드다.

뉴스래빗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월별 수입차 등록 현황 전수를 수집했다. 2003년 1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총 16년 8개월치다. 9월 4일경 발표된 8월 등록 현황은 다수 보도됐지만, 17여년치 전수를 시각화하는 건 최초다. 8월분 1개월치에서 더 나아가, 이 데이터로 일본차 흥망성쇠의 역사를 살펴본다.


뉴스래빗 홈페이지에서 월별 움직이는 그래프 확인
불매운동 후 일본차 등록량 변화는?
일본차 등록 수가 2019년 6월부터 줄어들고 있습니다. 원래 매달 등락이 있기는 합니다만, 최근 3개월(2019년 6~8월)간의 하락세는 그 폭이 유독 작지 않았습니다. 데이터로 확인해보시죠.



불매운동 전후 감소폭이 가장 큰 브랜드는 혼다입니다. 2019년 6월 801대에서 8월 138대로 3개월만에 663대 감소했죠. 8월 등록 수가 6월의 17.2%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입니다.

다음으로 상황이 나쁜 브랜드가 닛산 산하 닛산·인피니티입니다. 닛산은 2019년 6월 284대에서 8월 58대로 줄었습니다. 3개월만에 판매량이 20.4% 규모로 작아졌죠. 인피니티는 같은 기간 175대에서 57대로 118대 감소했습니다. 8월 등록수가 6월의 32.6%로 닛산 브랜드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도요타 산하 브랜드인 도요타·렉서스는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도요타는 2019년 6월 1384대에서 8월 542대로, 렉서스는 같은 기간 1302대에서 603대로 각각 842대, 699대 감소했습니다. 물론 이 두 브랜드도 3개월만에 반토막 이상 쪼그라든 만큼 좋은 상황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불매 전 기존 추이와 비교하면?
최근 1년 정도로 범위를 넓혀볼까요. 원래 잘 팔리는 달과 안 팔리는 달 격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불매운동 전 등록량과 비교하면 최근의 감소세는 심상치 않은 수준입니다.



최근 1년간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린 브랜드는 꾸준히 도요타·렉서스였습니다. 월별로 등락은 있었지만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 12개월 중 혼다가 추격한 2개월을 제외하고는 10개월간 줄곧 1, 2위를 지켜왔죠. 렉서스는 2018년 10월 1980대, 도요타는 2018년 11월 1928대까지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 8월, 일본차 5개 브랜드 중 렉서스를 제외한 4개가 최근 1년 중 최저 등록 수를 기록한 겁니다. 렉서스는 2018년 9월 이보다 더 낮았던(313대) 적이 있지만, 바로 다음달부터 역대 최고 물량을 팔아치우며 만회했던 와중이었습니다. 최근 3개월 일본차 등록 수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고 설명한 이유입니다.
'닛산 철수설' 정말 불매운동 때문?



범위를 더 넓혀봅시다. 일본차는 최근 5년간 사상 최고의 호시절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2008년 이후 제자리걸음을 걷던 일본차 5개 브랜드 등록 수가 2014년 이후 상승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죠. 2017년엔 5개 브랜드 판매량을 합해 사상 최초로 4만대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영광은 도요타 산하 브랜드인 도요타와 렉서스, 넓게 봐도 혼다까지 3개 브랜드만의 것이었습니다.

도요타는 2014년 6840대에서 2018년 1만6774대, 렉서스는 2014년 6464대에서 2018년 1만3340대, 혼다는 2014년 3601대에서 2018년 7956대로 등록 대수가 늘어났는데요. 같은 기간 닛산은 4411대에서 5053대로 늘어난 정도에 그쳤고, 인피니티는 2777대에서 2130대로 오히려 등록 대수가 줄었습니다.



'철수설'이 불거진 닛산·인피니티를 비롯한 일본차 브랜드들 등록 수가 불매운동 열기를 기점으로 급락한 건 사실입니다.

최근 철수설이 불거진 닛산자동차

다만 2005년 진출한 인피니티와 2008년 진출한 닛산은 줄곧 경쟁 브랜드에 맥을 못 추고 있었습니다. 닛산 브랜드가 2011~2015년 혼다와 엎치락뒤치락할 만큼 팔렸던 적은 있지만, 인피니티는 2016년, 닛산은 2017년을 마지막으로 연도별 등록 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인 렉서스의 서울 내 한 전시장을 지나는 시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불매운동을 언급하기엔 이미 오래 전부터 상황이 좋지는 않았단 뜻입니다. 닛산과 인피니티 역시 불매운동의 타격을 입었겠지만, '한국 시장 철수'까지 고려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오래된 부진'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는 수준입니다.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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