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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영어제목 1위 '트와이스'…
 외국어가사 1위 '블랙핑크'

  • 입력 2019-10-08 08:36:51
  • 수정 2019-10-08 09:03:24
뉴스래빗 #팩트체크 : 한글날 '케이팝'
△ BTS 등 아이돌 음원 가사 전수 분석

▽ 제목 80% '영어', 트와이스 1위
▽ 외국어 가사 최다는 '블랙핑크'
▽ 아이돌 30~40% vs 아이유 7.1%
▽ '케이팝 속 한글' 중요한 이유


공연이 펼쳐지고 있는 콘서트 현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10월 9일은 573돌 한글날입니다.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한글 창제의 감사함을 되새기는 날이죠.

요즘 한글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야는 '대중 문화'입니다. 드라마·영화 대사, 노래 가사, 예능 프로그램 유행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새로운 세대의 언어가 전파됩니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글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죠. 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블랙핑크, 레드벨벳 등의 활약으로 케이팝(K-Pop)을 통해 한글을 접하고 배우는 외국인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2019년 8월 15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LA컨벤션센터·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K컬처 컨벤션 '케이콘(KCON) 2019 LA'에 10만 3000명의 관객이 모였다. CJ ENM은 2012년부터 미주, 중남미, 유럽, 중동, 아시아, 동남아, 오세아니아에서 케이콘을 개최해왔으며, 이번 개최로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글날을 맞아 케이팝 '대표 아이돌' 팀들의 가사를 형태소(KonlPy) 분석을 통해 분석해봅니다. 케이팝이 세계화한 이 시점, 가사에 한글이 많은지, 외국어가 많은지가 더 이상 문제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노래 제목 가사에 외국어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특이한 한글 단어가 등장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케이팝 속 한글의 중요성을 다시 되새겨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뉴스래빗은 확신합니다. 케이팝은 더이상 국내 대중가요가 아닌 전세계 젊은이가 따라부르는 노래이니까요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 1위인 멜론에서 노래 가사를 수집했습니다. 대상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레드벨벳, 아이유, 트와이스입니다. 방탄소년단 261곡, 블랙핑크 18곡, 아이유 155곡, 트와이스 160곡, 레드벨벳 118곡, 모두 합쳐 712곡입니다.

그 중 노래 가사가 등록되지 않은 곡은 분석에서 자동으로 제외했습니다. 악기 연주로만 이루어졌거나 멜론에서 음원을 서비스하지 않는 경우 노래 가사를 수집할 수 없었습니다. 가수별로 방탄소년단 9곡, 블랙핑크 2곡, 아이유 0곡, 트와이스 12곡, 레드벨벳 1곡의 가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모두 합치면 712곡 중 24곡입니다.

688곡의 전체 가사 길이는 모두 73만2254자입니다. 한 곡당 평균 1064자인 셈입니다. 원고지 다섯 장을 넘는 분량입니다. 한글과 영어, 일본어, 한자가 섞여있기 때문에 글자 수에서 큰 의미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형태소 분석은 KonlPy를 사용했습니다.

트와이스·BTS·블랙핑크·레드벨벳
케이팝 노래 제목 80% '영어'

뉴스래빗이 수집한 712곡 노래 제목에서 외국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67.6%입니다. 모든 곡의 제목 글자 수가 100자라면 그중 67자는 외국어인 셈입니다. 제목에는 한국어보다 외국어가 오히려 더 많이 사용됐습니다.

제목에 영어를 많이 사용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대형 기획사 가수의 주요 음원에 외국어가 많이 쓰였다면, 이미 세계화한 각국 케이팝 소비자들의 수요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해외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는 아이돌이 한글 노래 제목에 영어로 부제를 함께 붙이는 경우는 흔합니다.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처럼요.

그룹 트와이스가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진행된 미니앨범 8집 'Feel Special(필 스페셜)'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제목에 외국어가 가장 많은 팀은 트와이스입니다. 160곡 제목에 들어 있는 형태소 438개 중 85.8%가 외국어입니다. 트와이스의 히트곡 목록을 훑어만 봐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CHEER UP', 'TT', 'YES or YES', 'FANCY', 'Feel Special' 등 히트곡 대부분의 제목이 영어로만 되어 있죠.

방탄소년단(79.5%), 블랙핑크(71.2%), 레드벨벳(73.9%)이 뒤를 이었습니다. 제목 형태소 10개 중 7~8개는 영어인 셈. 높은 비중입니다. 해외 발매 곡이 많은 방탄소년단을 비롯, 블랙핑크와 레드벨벳도 해외 활동을 염두에 두고 한글 제목이라도 외국어를 필수적으로 병기했기 때문입니다. '빨간 맛(Red Flavor)', '뚜두뚜두(DDU-DU DDU-DU)'처럼 말이죠.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반면 함께 비교한 아이유는 28.4%로 다른 팀에 비해 외국어 형태소 비중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아이돌 그룹 4곳과 아이유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각자 음원을 발매하고 겨냥하는 시장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가사 속 외국어 최다 '블랙핑크'
아이돌 30~40% vs 아이유 7.1%

가사 내 외국어 비중은 제목(67.6%)보다는 낮습니다. 712곡 중 가사가 없는 곡을 제외한 688곡 26만7782개 형태소 중 외국어는 8만1207개로 30.3% 정도입니다.

2018년 SBS 가요대전 레드카펫에 선 블랙핑크.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아이돌 별로 따져보니 가장 외국어를 많이 쓴 팀은 블랙핑크였습니다. 전체 가사 형태소 중 42%가 외국어였습니다. 트와이스(36.3%), 방탄소년단(33.4%), 레드벨벳(31.7%)도 블랙핑크보단 비중이 작았지만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아이유 가사 중 외국어 형태소는 7.1%에 불과했습니다.

아이돌 그룹은 해외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외국어 가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뉴스래빗 분석 결과 실제로 가사 내 외국어 형태소 비중이 80%가 넘는 경우 모두 해외, 그 중에서도 대부분 일본 시장에 발매한 음악이었습니다.


외국어 가사가 전체 가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음원 수는 방탄소년단 24곡, 레드벨벳 14곡, 트와이스 7곡, 아이유 2곡, 블랙핑크 1곡입니다. 멜론에 등록된 음원 기준입니다.

그룹 레드벨벳이 2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뮤직 '쇼 챔피언' 현장공개에 참석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방탄소년단의 앨범 'Light / Boy With Luv', 블랙핑크가 참여한 두아 리파의 'Kiss and Make Up', 아이유가 부른 영화 낙원의 OST 'Danny Boy', 트와이스의 일본 앨범 'BDZ', '#TWICE', 레드벨벳의 일본 앨범 'SAPPY', '#Cookie Jar' 등이 해외 시장을 겨냥한 대표적인 앨범과 곡들입니다.

블랙핑크의 경우 외국어 가사 비율은 높았지만 번안곡은 1곡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 발매한 음원에서 외국어를 섞어 쓰는 비중이 높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번안곡을 제외했을 때 가사에 포함된 외국어의 비율은 블랙핑크 38.2%, 트와이스 34.1%, 방탄소년단 28.7%, 레드벨벳 24.7%, 아이유 6.1%입니다.

2019년 1월 15일 제28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 모습을 보인 방탄소년단.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번안곡을 제외하면 방탄소년단과 레드벨벳의 외국어 비율이 각각 4.7%p, 7%p로 상대적으로 많이 감소합니다.

반면 블랙핑크와 트와이스는 번안곡을 제외했을 때 3.8%p, 2.2%p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음원을 발매할 때부터 외국어 가사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한글 74% vs 외국어 26%
'케이팝 한글' 중요한 이유

:아이돌 노래로 한글 배운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레드벨벳, 아이유 등 다섯 아이돌팀 및 가수 가사를 모두 종합했을 때 외국어 비중은 26.3%. 바꿔 말하면 나머지 73.7% 가사는 한글인 셈입니다.

2019년 4월 방탄소년단 기자회견. /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지금도 한류 열풍을 통해 아이돌의 음원을 접하는 외국인들은 이 73.7%를 통해 간접적으로 한글을 접하고 또 배우고 있는 셈입니다.

케이팝 아이돌 음악을 듣는 팬들은 국경을 넘어 동시대 문화를 공유합니다. 방탄소년단·레드벨벳·블랙핑크·트와이스 등 케이팝 아이돌 그룹이 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죠.

'등골브레이커', '최애', '찌질', '귀요미'와 같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단어들이 음악을 통해 세계에 전파되고 있습니다.
등골브레이커 - 방탄소년단

"패딩 안에 거위털을 채우기 전에 니 머릿속 개념을 채우길"
"니가 바로 등골브레이커 La la la... 부모님의 등골브레이커"
두 번째 데이트 - 레드벨벳

"아직 말 안 했잖아 네 최애 Movie 물을 게 많아 더더"
쩔어 - 방탄소년단

"모두 비실이 찌질이 찡찡이 띨띨이들 나랑은 상관이 없어 cuz 난 희망이 쩔어"
Danger - 방탄소년단

"넌 귀요미 난 지못미 생기길 니가 더 사랑하는 기적이"

때론 외국인이 접하기 어려운 사투리를 접하기도 합니다. 방탄소년단의 '어디에서 왔는지'에서는 부산 출신 슈가와 광주 출신 제이홉이 구수한 사투리로 랩을 선보입니다. 서로 고향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지역감정을 경계하자는 건전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합니다.
어디에서 왔는지 - 방탄소년단

"호석이같은 머스마는 천지 삐까리다 쌔리삐다"
"오메 이 가시나 나한테 하는 짓 보소 지금 나한테 하는 짓들이 심상치 않어잉"
"나는 부산에서 너는 광주에서 왔지만 똑같아 우리"
"여기 서울에도 저기 제주도에도 다 사랑을 하잖아"

한글, 로마자, 영문 가사가 표기된 유튜브 영상. 사진=유튜브

한글, 로마자, 영문 가사가 표기된 유튜브 영상. 사진=유튜브

한글날을 맞아 한류 열풍의 첨병 아이돌 그룹의 노래 가사를 분석했습니다. 이제는 케이팝 아이돌 신곡이 발표되면 전 세계가 동시에 감상합니다. 유튜브에서는 가사가 각종 언어로 번역돼 공유됩니다. 한글은 로마자로 표시해 따라 부르죠.

케이팝이 주도하고 있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화의 물결 속, 한글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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