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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 현장] 가장 추운 날…어쩌면 가장 따뜻했던 '소녀'

  • 입력 2016-01-19 17:37:08
  • 수정 2016-01-19 18:09:26
'영하 24도 한파' 日대사관 앞 360도 기록

소녀상 두 손등에 올려진 핫팩 2개
비닐 한장으로 한파 막는 대학생 5명
비닐 아래 온정을 건넨 시민 3명


[ 편집자 주 ] 19일 서울은 마치 북극 같았습니다. 이날 아침 최저 수은주는 영하 15.1도, 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24.4까지 곤두박질 쳤습니다. 올 들어, 아니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엿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와 경북에 한파특보가 내려졌습니다.

옷 속을 파고드는 칼바람을 막으려는 시민들이 온종일 중무장한 채 거리에 나선 이날 뉴스래빗은 한 소녀를 만나고 왔습니다.

올 들어 가장 추웠던 이날 뉴스래빗은 이 소녀가 걱정됐습니다. 늘 바람 부는 길거리에 앉아있는 이 소녀는 이날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지 염려됐습니다.

뉴스래빗이 360도 카메라를 들고 찾은 곳은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이었습니다.

일본대사관 길 건너편에는 이 날도 일본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짊어진 '평화의 소녀'가 늘 그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다행히 소녀상은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소녀의 추위를 걱정한 시민들이 머리에는 파란 털모자를, 상체에는 붉은색 스트라이프 니트를, 목에는 노란색 목도리를 둘러주었습니다.

두 손등 위에는 일회용 손난로인 핫팩 2개도 가지런히 올려져있었습니다. 늘 맨발이던 양 발에는 누군가가 털로 짠 버선을 덧씌워주었습니다.

소녀상 주변에는 현재 한일 위안부 협상의 폐기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이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벌써 20일째입니다. 이날 오전도 5~7명의 대학생이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혹한을 견디며 소녀상 주변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추위를 막아줄 유일한 수단은 비닐 하나 뿐이었습니다. 커다란 비닐 안에 옹기종기 모여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이 비닐은 지나가던 한 아주머니가 건넸습니다. 이후 지나가던 한 아저씨는 대학생들에게 "고생한다"며 만원짜리 몇장을 비닐 아래로 밀어 넣어줬습니다.

또 다른 아저씨는 추위에 떠는 대학생들이 안쓰러웠는지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건넸습니다. 2회에 걸쳐 손수 10잔이 넘는 커피를 사왔습니다. "힘내라. 또 오겠다"는 응원도 잊지 않았습니다. 대학생들은 "소녀상을 계속 지키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평화의 소녀상'과 그 주변의 시민들은 올들어 가장 추운 겨울날을 서로를 따뜻하게 보듬으며, 어쩌면 가장 따뜻하게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맹추위는 20일 더 심해진다고 합니다. 찬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체감 온도는 더 떨어진다고, 다음 주 중반에야 평년 기온을 겨우 회복한다고 기상청은 예보했습니다.

날씨가 풀리면 독자 여러분도 '평화의 소녀상'을 한번 찾아가 만나보길 권해봅니다. 내일도 뉴스래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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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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