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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텔링] 내가 이렇게 된 건…너 때문이야

  • 입력 2016-03-25 11:28:43
  • 수정 2017-09-19 14:58:09
'다크 래빗' 데이터텔링 5회, 소문의 탄생

소문=자기 분노의 가장 쉬운 투사법
당신이 지라시 주인공이 된다면 '뿌린대로 거두리라'


[편집자 주] 데이터저널리즘(Data Journalism)이란 무엇일까요.

'뉴스래빗'의 [데이터텔링]은 그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그 '오래된 미래'로 가는 다섯번째 주제는 '소문'입니다. 뉴스래빗의 새 브랜드 '다크 래빗(Dark Lab-it)'은 소문을 퍼트리는 우리의 어두운 심리를 빠른 모션그래픽 템포와 강렬한 사운드로 표현해봤습니다.

↓ 소문에 시달리는 당신, [데이터텔링]을 바로 감상해보세요!.!


"왕성한 소문이 웅장한 건물에서 나와
웅성한 사람들 속으로 흘러들었다

우스운 것들이 실은
무서운 것들이야

마리가 태산을 흔드는 것을 보렴" <이갑수 - 소문 中>


좋은 소문보다 나쁜 소문일수록 귀는 쫑긋해지고, 입은 근질거린다. 나쁜 소문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한 관계망의 확장은 곧 소문의 확장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달리는 악성댓글, 루머, 지라시(받은 글), 허위글들.

이 모든 밑바닥엔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불안을 나누면 불안이 줄어들 것이라는 헛된 믿음, 불안을 전염시켜 같이 불안해야만 내가 편할 것만 같은 그릇된 심리가 작용한다. 피해자가 되기 싫어 가해자가 되는 아이러니.

심리학자인 디폰조(DiFonzo, Rumor psychology: Social and organizational approaches, 2006)는 루머는 잠재적 위협 상황에서 발생, 유포된다고 했다.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사람들은 근거 없이 떠돌아다니는 정보에 대해 진술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최근 카카오톡, 페이스북, 커뮤니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장과 발전으로 다양한 채널로 소문은 빠르게 퍼진다. 정보 전달의 시공간 제약이 사라지는 셈이다. 그 확산범위가 예전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전파 속도는 눈 깜짝할 사이다. 온라인으로 루머가 퍼지면서 쉽게 왜곡 과장된다. 인터넷은 익명성을 보장한다.

# 스마트폰으로 욕설, 비방, 허위사실 등 글을 작성한 적이 있는가(2012년)
1~2회 56%, 3~5회 32.5%, 6~10회 7.8%, 11~20회 1.2%, 21~50회 2.4%, 전체 평균 3.9회.

# 인터넷중독실태조사 : 유언비어 유포 상황(미래창조과학부, 2005)
비교적 심각하다 50.1% 매우 심각하다 24.6%, 심각하다는 의견이 무려 74.7%

#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뜬소문에 피해입은 적이 있다: 54.4% (국내 만 12~59세 인터넷 이용자)

입에서 입으로, 왜곡과 과장은 덤으로. 좋은 소문보다 나쁜 소문이 더 빨리 전파되는 불편한 진실. 나쁜 소문이 지나간 자리에는 상처입은 사람만이 남는다.

심리학자 디폰조의 지적처럼 자신의 불안과 분노를 타인 탓으로 돌리거나, 다른 이를 모함해 풀어보려는 삐뚫어진 투사 심리가 바로 소문의 어두운 내면이다. 투사의 사회학적 정의는 '타인에게 죄의식, 열등감, 공격성 같은 감정을 돌림으로써 이를 부정할 수 있는 방어기제'.

1923년 관동대지진이 이런 그릇된 투사의 대표적인 예다. 당시 '조선인들 때문이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일본인 사이에 퍼졌다. 논리도 이유도 없었다. 죄없는 조선인이 구타, 학살당했다. 그 수가 2000명인지 3000명인지 6000명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

만약 당신이 "내가 이렇게 된 건 저 놈 때문이야", "저 사람이 문제야", "바로 저 사람" 같은 말을 입에 달고 산다면, 당신은 악플러(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가 될 가능성이 있다. 모함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삶을 더 왜곡하고 부풀려 타인에게 전달할 지도 모른다. 나쁜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는 근본적 이유가 바로 자신의 불안을 타인에게 떠넘기려는 보호 기작인 탓이다.

남을 욕해야 내가 더 편할 것만 같은 그릇된 마음가짐. 불안한 사람의 새까만 입에서 시작되는 불안전한 이야기들. 새 매체의 등장으로 불안은 더 빨리, 더 멀리 퍼진다.

# 특히 대한민국은 집단문화가 강하다. 국가별 개인주의적 성향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주요 36개국 34위(사회심리학자 호프스테더 - 개인주의 지수, 2005년)였다.

집단에 섞이기 위해, 다른 정보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나도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나보단 우리, 우리에서 벗어난 자의 불안은 그렇게 커진다. 그 불안 속에는 욕망, 질투, 견제가 숨어있다.

# 신상털기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렇다 67%
이 가운데 인터넷을 통해 타인의 신상정보를 찾아본 비율 95%

10명 중 7명은 신상털기를 해봤고, 대부분은 타인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본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 인터넷 윤리문화 실태, 2011년)

"기억하라. 등 뒤에서 욕하는 자가 있다면 당신은 그들보다 두걸음 앞서 있다." -퍼니 플래그

메신저에 날아든 '받은 글(지라시)'를 오늘도 발빠르게 다시 퍼트렸다면, 당신이 지라시의 주인공이 되는 날 너무 억울해하지 마시라.

역지사지(易地思之), 뿌린대로 거두리라 !.!

'다크 래빗(Dark Lab-it)'은 부조리한 사회 구석구석의 면면을 진중하고, 어두운 색체로 주시하는 '뉴스래빗'의 새 제작 브랜드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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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기자, 연구= 이재근 한경닷컴 기자 rot011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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