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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래빗] '반기문 연설' 핵심 키워드, 국민·지도자

  • 입력 2017-01-13 15:25:01
  • 수정 2017-01-13 16:29:05
[데이터저널리즘] 3219개 단어구름 분석
반기문 공항 인사는 '고도의 정치 연설'

#1. "의지"·"노력"·"정권"..정치적 어휘 향연
#2. 주어 1위는 '국민'‥2위는 '지도자'
#3. "젊은이~", '청년 표심' 직접 겨냥
#4. 고도의 정치 연설…강력 각인 효과


[편집자 주] 12일 오후 5시 30분 인천국제공항. 10년 만에 고국으로 완전히 돌아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준비한 A4 용지 2장 분량의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시종일관 결연한 말투로 약 15분동안 총 3219개 단어를 쏟아냈습니다. 환영 인파를 향한 단순한 감사 인사가 아니었습니다. 지난 10년 간 유엔 사무총장 임무를 마친 소회를 털어놓는 성격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국제 정치 경륜으로 대선이라는 국내 정치에 뛰어들겠다는 결의를 천명한 자리였습니다. 반 전 총장은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이자, 각종 대선 여론조사 지지율 상위 인사입니다.

뉴스래빗은 반 전 총장의 발표 전문을 형태소 단위로 쪼개 명사만 추출했습니다. '단어 구름(word cloud)'도 그렸습니다. 그 결과, '공항 인사'는 고도의 전략적 연설로 보입니다. "사실상 국내 첫 대선 출마 발언"이라는 정치권 분석도 타당해 보입니다.

▽ 반기문 발표 키워드 '단어 구름(word cloud)'
▽▽ 크기가 클 수록 빈도가 높은 단어

#1. "의지"·"노력"·"정권"..정치적 어휘 향연

뉴스래빗이 3219개 단어를 형태소 분석한 결과 반 전 총장은 417개 명사를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국민'(19회), 2위는 '나라'(11회), 공동 3위는 '존경', '말씀', '의지'로 각각 6회입니다.

특이한 점은 정치인 연설문에 흔히 등장하는 '국민', '나라'를 제외하면 주요 키워드가 3~6회씩 균일하게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 5회 키워드는 '지도자', '노력', '사회' △ 4회는 '사무총장', '감사', '국가', '대한민국', '힘', '민족', '용기', '권력', '사람', '정치' △ 3회는 '보호', '실패', '국제', '마음', '젊은이', '이상', '생각', '경험', '식견', '몸', '분열', '세계', '정권', '유엔', '목소리', '광장'이었습니다.

이처럼 각 3~6회 사용된 명사는 모두 32개입니다. 보시다시피 정치 사회 지도자들이 연설문에 힘줘 사용하는 무게감 있는 키워드 일색입니다. 특히 '의지(6)', '지도자'(5회), '노력(5회), '권력(4회)', '실패(3회)', '분열(3회)', '정권(3회)', '광장(3회) 등은 대선주자나 국회의원의 대중 연설에나 등장할 법한 정치적 색깔이 짙은 어휘들입니다.

평범한 한 사회의 어른이 환영행사에 대한 감사를 건네는 인사말과는 분명히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지도자'(6회), '의지'(6회), '노력'(5회), '몸'(3회) 등은 자신이 국내 정치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단 뜻을 간접 피력하는 발언에 쓰였습니다.

# 2. 주어 1위는 '국민'‥2위는 '지도자'

발표문에서 주어에 해당하는 사람 관련 명사 1위는 '국민(19회)'입니다. 이어 '지도자(5회)'가 많았습니다. 정치 연설에 흔히 등장하는 '국민'을 제외하면, '지도자'가 가장 자주 등장한 셈입니다. 10년 간 맡았던 '유엔 사무총장(4회)'보다 오히려 많았죠.

'지도자'는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일련의 '최순실 사태'를 야기한 지도자를 강력 비판하는데도 쓰였습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세계 각국) 지도자의 실패가 민생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을 손수 보고 느꼈다"며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책임감,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 희생 정신"을 지도자가 갖춰야 할 세 가지 덕목도 제시했습니다.

▽ 반기문 메시지 속 '4대 주어'
▽▽ 터치로 세부 내용 확인 !.!


#3. "젊은이~", '청년 표심' 직접 겨냥

반 전 총장 메시지 중 이목을 끈 다른 키워드는 바로 '젊은이(3회)'였습니다. 책임감, 배려, 희생정신을 갖춘 진정한 미래의 지도자는 젊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미래의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며 청년 세대를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이어 "젊은이의 꿈은 꺾이고 폐습과 불의가 일상처럼 우리 곁에 버티고 있다"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겪은 경험과 식견으로 젊은이들의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치 경제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표심까지 다독이는 반 전 총장의 연설이라는 분석이 나온 배경입니다.

#4. 고도의 정치 연설…강력한 각인 효과

반 전 총장의 '공항 연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는 "연설 전문가가 전략적으로 구성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뉴스래빗 역시 이 같은 데이터 근거로 반 전 총장의 15분 대국민 메시지는 '고도의 정치 연설'이라고 생각합니다. 15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정치관과 정권 교체 의지, 기성 지도자를 향한 정치적 경고 등을 시종일관 무거운 정치적 어휘로 힘있게 전달했습니다. 공항 연설과 이동 과정,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로 본 시민들이 반 전 총장을 강력한 대선 주자로 인식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하루만인 13일 오전 현충원 방문으로 국내 첫 공식일정에 돌입했습니다. 호국선열이 잠든 현충원은 선거 운동에 돌입하거나, 당선된 정치인들이 1순위로 찾는 곳입니다반 전 총장은 본인은 "사심 없는 결정을 하겠다.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정작 여론과 언론이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상] 반기문 서울역 입성 현장은 '아수라장'

#DJ 래빗 ? 뉴스래빗이 고민하는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여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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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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