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튜브·페북이 국내 통신사에 망 비용 안 내는 이유는?

  • 입력 2017-05-15 13:12:13
  • 수정 2017-05-15 13:12:13
국내 기업은 국내 통신사에, 외국 기업은 외국 통신사에 지불
인터넷 트래픽 비용 정산 시스템 문제…"뾰족한 해결책 없어"


최근 SK브로드밴드(SKB)와 페이스북 사이에 통신망 비용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고 상당수 SKB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속도가 느려짐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세계 인터넷 통신망의 비용 정산 문제가 깔려 있다.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 중 네이버·카카오·아프리카TV 등 한국 기업들은 국내 통신사들에게 매년 수백억원에 이르는 통신망 사용 비용을 낸다.

여기에는 데이터센터 비용과 회선 사용 비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외국 기업들은 서버를 외국에만 두고 한국에 두지 않는 한, 외국 통신사에만 통신망 비용을 지불하며 국내 통신사에는 트래픽 비용을 내지 않는다.

한국 사용자가 외국 콘텐츠업체의 서버에 접속하는 경우 한국과 외국 사이에 인터넷 트래픽이 발생하며, 이에 따른 비용은 한국과 외국의 통신업체들끼리 정산한다.

그러나 한국 사용자가 외국 서버에 접속하면 통신 속도가 느려질 우려가 있고, 한국 통신망과 외국 통신망을 연결하는 망에도 용량 한계가 있다.

또 한국 통신업체가 외국 통신업체에 정산해야 하는 트래픽 비용도 막대하다.

이 때문에 한국 통신업체들은 유튜브 등 국내 사용자가 많은 외국 업체들의 요청에 응해 캐시(cache) 서버를 설치했다.

캐시 서버는 사용자들이 자주 요청하는 콘텐츠를 사용자와 가까운 위치에 저장해 두는 것이다.

이럴 경우 굳이 외국에 있는 본(本) 서버까지 가지 않고 국내에 있는 캐시 서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요청이 많아져 한국-외국간 데이터 전송량이 줄어들고 속도도 빨리지는 장점이 있다.

국내 통신업체 입장에서는 자사 사용자들에 대한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뿐만 아니라 외국 통신업체와의 트래픽 정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SKB,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몇 년 전부터 유튜브의 캐시 서버를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둬 왔으며, 이에 대한 네트워크 비용을 받지 않았다.

이를 통해 비싼 국제구간 중계접속 비용 부담을 줄였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통신업체들이 유튜브 캐시 서버의 통신망 사용료를 적게 받거나 받지 않는 것은 '받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며 "만약 캐시 서버를 두지 않는다면 오히려 국내 통신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뿐만아니라 국내 사용자들의 접속 속도도 느려져 불만이 커지게 될 것"이고 설명했다.

국내 통신업체가 유튜브 캐시 서버를 설치해 주지 않을 경우 국내 통신업체들이 유튜브보다 오히려 더 큰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것이다.

최근 SKB와 페이스북 사이에 불거진 갈등은 SKB가 페이스북의 캐시 서버 설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한국에서 KT망에만 돈을 내고 자사 서비스를 직접 연결중이며, SKB와 LG유플러스는 KT망을 거쳐서 페이스북 콘텐츠를 받는다.

크게 보아 이런 문제점은 오래 전 만들어진 인터넷 트래픽의 국제 정산 시스템이 고도로 글로벌화된 인터넷 사용 환경에 맞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 국가 정부와 통신업체들이 합의해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문제지만 이는 먼 미래의 일이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외국 콘텐츠업체의 서비스로 국내 통신업체의 트래픽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에 서버를 둔 서비스라는 이유로 망 중립성 원칙을 위반하면서 불이익을 줄 수도 없다.

현 상황에서는 국내 통신업체가 울며 겨자먹기로 대형 외국 콘텐츠업체의 캐시 서버 설치 요구를 받아들이거나, 또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외국과 연결되는 통신망 용량을 늘리고 정산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네이버·카카오·아프리카TV 등 국내 콘텐츠업체들은 이에 대해 '왜 우리만 돈을 내냐'며 수년간 불만을 제기해 왔다.

통신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 콘텐츠업체들과 국내 통신업체들의 불만도 이해가 가는 상황이지만 개별 통신업체 차원에서 해결할 수가 없는 문제여서 지금은 한마디로 '답이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
  • 페이스북 보내기
  • 페이스북에 저장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