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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비번 1234‥지하철 무료 '약국'을 찾아라

  • 입력 2017-05-17 15:14:41
  • 수정 2017-05-17 15:45:09
서울 지하철 5~8호선 '굿닥 사물함'
반창고 생리대 휴지 등 6종 약·생리용품 무료
홍보 부족 - 양심적 시민의식 아쉬워


[영상] 지하철 무료 약통 바로 여기 ↓


지난 1월 뉴스래빗은 서울 지하철 5~8호선(서울도시철도공사) 역에서 휴대폰 보조배터리를 무료로 빌릴 수 있다고 알려 드렸죠.
▷ [래빗GO] 지하철 보조배터리 대여 공짜라굽쇼? https://goo.gl/vLVLUp

공짜이다 보니 대여시설 및 배터리 훼손 등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이용객 반응은 그래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세상에 없던 공짜 편의 시설이 등장한 셈이니까요.

'보조 배터리 대여' 기세를 몰아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1일부터 지하철 약품 보관함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습니다. 많이 쓰는 일상 의약·생리용품인 반창고, 연고, 생리대, 스프레이파스, 여행용 티슈, 비타민제 등 총 6가지를 물품 보관함 한 곳에 두고 있습니다.

모든 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총 35개 역에서 6개월 동안 시범 운영합니다. 반응이 좋으면 더 많은 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에서 생리적으로 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지하철 물품 보관함을 찾으면 됩니다. 35개 역 내 물품 보관함 중 단 한 칸에 '굿닥 사물함'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비밀번호는 어디든, 무조건 '1234'. 누르고 문을 열면 무료 의약 ·생리용품 6종이 가지런히 쌓여있습니다.

물론 두통약, 소화제처럼 많이 먹는 더 다양한 약이 있으면 좋겠죠. 그래도 시범서비스이고 게다가 '무료'인데 이 정도면 출발이 나쁘진 않습니다. 물품이 없는 경우 카카오톡 아이디 연락하면 부족한 물품을 채워 줍니다.

뉴스래빗은 최근 1주일 간 지하철 5~8호선 구석구석 약품 보관함을 뒤졌습니다. 실제 약통 찾기는 쉬운지, 물건은 제대로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였죠.

직장인이 많은 서울 서대문구 5호선 충정로역부터 시작했습니다. '굿닥 사물함'을 찾으려면 먼저 물품 보관함을 찾아야 합니다. 충정로역은 8번 출구 쪽에 있었습니다. 큼지막한 '약' 빨간 글씨가 적혀 바로 찾을 수 있었죠.

비밀번호, 무조건 1234 입니다. 사물함을 열자 휴지, 반창고 등이 주인을 찾고 있었는데요. 이용객들이 가져간 물품은 그닥 없었습니다. 홍보가 많이 안된 탓입니다. 문 연지 10초 정도 지나자 사물함 안에서 "삐빅"소리가 나더군요. 나름의 방범 장치입니다.

충정로역을 지나 6호선 합정역에 도착했습니다. 약품 보관함은 합정동 메세나폴리스로 가는 방향에 있습니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7호선 건대입구역입니다. 젊은이 많은 곳이니 이용객이 많을거라 기대했습니다. 건국대학교 병원 방면에 물품 보관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굿닥 사물함'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호선처럼 약품 보관함이 있을 줄 알았지만 없더군요.

"건대입구역은 아직 없구나"라고 실망하며 다른 역으로 이동하던 순간, 2-7호선 환승 구간에서 굿닥 사물함을 찾았습니다. 역내 딱 한군데라 사람 많은 환승길에 놓았다고 합니다. 사물함을 열어봤습니다. 가장 많이 찾는 휴지가 1개, 생리대는 4개 뿐이더군요. 다른 역은 휴지와 생리대가 8~10개 있었습니다. 건대입구역은 그나마 찾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역은 8호선 잠실역. 유동인구가 많은 역입니다. 놀이공원과 석촌호수,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죠. 11번, 12번 출구 방면에서 '굿닥 사물함'을 찾았습니다. 여행용 휴지가 유독 적더군요. 휴지는 어디 역이나 '최애템(가장 좋아하는 상품을 지칭하는 신조어)'이었습니다.

취재 중 뉴스래빗 취재진에게 한 시민이 "무슨 촬영하는 거냐"고 묻더군요. 설명을 해주니 그는 "요즘 이런 것도 해? 정말 몰랐어"라며 반가워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홍보 부족을 아쉬워했습니다. 굿닥 사물함 주변엔 위치 안내판 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용법 설명조차 없습니다. 비밀번호와 카카오톡 아이디만 있으니 내용물을 알기가 힘들죠. 특히 처음 이용하면 당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민의 양심도 중요합니다. 일상에 꼭 필요한 물품들이라 누군가 쓸어담아 갈 수도 있어서죠. 정말 필요한 시민은 못 쓸 수도 있습니다. 공짜 서비스는 늘 양심과 감독 사이 줄타기입니다.

뉴스래빗은 서비스 시작 당일인 11일 오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굿닥 사물함'서비스. 그 총평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하철 '굿닥 사물함' 서비스를 맡고 있는 김용훈 굿닥 비즈니스본부 팀장은 "시범 운영 기간동안 이용객 물품 소비 패턴을 파악한 뒤 위급 상황에 필요한 물품을 더 채워넣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범서비스 문제점을 보완해 보다 나은 지하철 무료 약품 서비스로 자리잡길 기대해봅니다 !.!

P.S 독자 여러분 참고하세요
대한약사회는 '굿닥약국'의 '약국' 명칭 사용에 문제를 제기한 상황입니다. 의약품이 아닌 의약외품을 보관해놓기 때문에 약국 명칭은 사용할 수 없다고 시정 요구를 했습니다. 이에 따라 17일부터 서비스 명칭은 '굿닥 약국'에서 '굿닥 사물함'으로 변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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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 김민성, 연구 = 신세원 한경닷컴 기자 tpdnjs022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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