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호선 2007~2016년 10년 치
전체 308개역 중 283곳 측정 결과 입수 분석

150㎍/㎥? 100㎍/㎥? 80㎍/㎥? 50㎍/㎥?
난해하고 복잡한 실내 vs 실외 측정법
"곤란하다"? 비교 말라고만 하는 환경부

국민 신뢰할 실내 미세먼지 기준은 어디에
환경부 "실내 미세먼지 기준 개선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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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 OECD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990년 17㎍/㎥에서 2015년 15㎍/㎥로 감소했다. 하지만 한국은 26㎍/㎥에서 29㎍/㎥로 도리어 높아졌다. 미국 비영리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가 지난 2월 발표한 결과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정해놓고 있다. 미세먼지가 닥치면 온 국민이 1급 발암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였던 지난 15일 "30년 넘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를 내린 이유도 상황의 심각성 때문이다.

보통 야외 미세먼지가 심하면 실내에서 생활한다. 바깥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세먼지의 공포는 문 밖에만 있지 않다. 실외 미세먼지는 실내로 흘러든다. 더욱이 실내 상황에 따라 자체 미세먼지도 발생한다. 미세먼지가 최악인 날 실내 지하철역 플랫폼을 상상해보라. 야외 미세먼지가 내부로 흘러들 뿐 아니라 지하철이 굉음을 내며 진입하고, 승객이 바쁘게 오가는 와중 미세먼지는 발생한다.

뉴스래빗은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실내 미세먼지 환경을 분석한다. 특히 수도 서울시민들로 하루 종일 붐비는 서울 1~9호선 역사 실내 공기가 첫 대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울 지하철역 미세먼지 농도는 실외 못지 않게 심각했다. 실외 미세먼지 지수 및 예보처럼 시민이 대중 실내 공기질을 가늠할 지수조차 없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뉴스래빗은 실내 시설 중 서울 지하철 1~9호선에 주목했다. 서울 지하철은 연간 25억 명 이상(2015년 기준)이 이용할 만큼 규모가 큰 지하 시설이다. 뉴스래빗은 각 호선 운영사가 공개한 최근 10년 치(2007~2016년) 실내 미세먼지 농도 측정 결과를 수집했다. 1~9호선 전체 308개 역 중 지하역사 283곳의 측정 결과다.

정리한 측정 기록을 국내·외 여러 기준으로 지도에 표시했다. 국내·외 미세먼지 기준은 다양하다. 실내공기질 관리법 상 유지 기준은 150㎍/㎥, 대기환경보전법 상 실외 미세먼지 농도의 경보 기준은 100㎍/㎥, 대국민 실외 미세먼지 예보를 위한 통합대기환경지수 '나쁨' 수준의 시작점은 80㎍/㎥,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은 50㎍/㎥ 등으로 다르다.

뉴스래빗은 지난 10년 간 9개 노선 지하철의 실내 미세먼지 현황을 실내공기질 관리법, 통합대기환경지수, WHO 3가지 기준으로 나눠 각각 지도로 시각화했다.

▽ 서울 지하철 1~9호선 미세먼지 지도
▽▽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50㎍/㎥)
▽▽ 오른쪽 필터 화살표 <> 눌러 연도별 보기


△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 브라우저 전용

#.1 서울 지하철 미세먼지, WHO 기준 온통 '나쁨'

1~9호선 283곳 지하역사 중 2016년 미세먼지 농도가 WHO 나쁨 이하 기준인 50㎍/㎥ 이하인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10년을 통틀어도 미세먼지 보통 수준은 2014년 5호선 올림픽공원(47.8㎍/㎥)·개롱(49.5㎍/㎥)역과 6호선 상월곡(48㎍/㎥)역이 전부다. WHO 기준이 국내 실내공기질 관리법(150㎍/㎥)의 33%, 대기환경기준(100㎍/㎥)의 50% 수준으로 엄격함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적다. 국내 기준과 달리 WHO는 실내·외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10년 내내 서울 지하철 역을 떠다닌 셈이다.

▽ 서울 지하철 1~9호선 미세먼지 지도
▽▽ 실내공기질관리법 유지기준 (150㎍/㎥)
▽▽ 오른쪽 필터 화살표 <> 눌러 연도별 보기


△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 브라우저 전용

그러나 국내 실내공기질 관리법 상 유지기준을 적용하면 달라진다. 2016년 1~9호선 전 역사 미세먼지 농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10년 간 이 기준을 넘은 역은 2015년 공항시장(150.7㎍/㎥)·양천향교(158.7㎍/㎥)·가양(161.9㎍/㎥)·증미(156.8㎍/㎥)·등촌(159.9㎍/㎥)·당산(151.9㎍/㎥)·노량진(154.7㎍/㎥)·흑석(162.5㎍/㎥)·동작(152.3㎍/㎥) 등 9호선 9개 역 뿐이다. 국내의 실외 미세먼지 기준치가 WHO에 비해 너무 느슨하다는 비판이 실내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셈이다. WHO 기준을 적용하면 국내 실내외 공기질 모두 연일 '나쁨'일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 서울 지하철 1~9호선 미세먼지 지도
▽▽ 통합대기환경지수 '보통'-'나쁨' 경계 기준 (80㎍/㎥)
▽▽ 오른쪽 필터 화살표 <> 눌러 연도별 보기


△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 브라우저 전용

더군다나 국내의 실내 미세먼지 측정 기준은 실외 미세먼지 기준보다 관대하다. 실내공기질 관리법 상 유지 기준은 150㎍/㎥이지만 통합대기환경지수 '나쁨' 수준은 80㎍/㎥ 초과부터다.

뉴스래빗이 통합대기환경지수 미세먼지 '나쁨' 수준인 80㎍/㎥ 기준으로 측정 결과를 분류한 결과 80㎍/㎥를 초과한 역이 그렇지 않은 역보다 매년 많았다. 도심 속 대표적 지하세계인 서울 지하철 역 중 과반수가 최근 문제되고 있는 실외 미세먼지 기준 '나쁨' 상태를 최소 10년 째 유지해온 셈이다.

#2. 난해하고 복잡한 실내 vs 실외 측정법

왜 우리 정부는 실내와 실외 미세먼지 나쁨 기준을 다르게 둔 것일까. 뉴스래빗이 환경부 생활환경과 및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 담당자를 모두 취재한 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 측정값과 실내 측정값을 동일선 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다"고 같은 답을 내놨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측 설명을 종합하면 실내와 실외 미세먼지 농도 측정 결과값은 크게 2가지가 다르다. '채집 시간''측정 목적'이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 중 물질을 하루 중 6시간 동안만 채집해 측정한다. 반면 실외 미세먼지는 대기 중 물질을 24시간 수집한다. 국립환경과학원 담당자는 "지하 시설은 24시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운영 시간 위주로 측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4시간 채집해 측정한 실내 미세먼지 농도는 6시간 채집 결과의 3분의 2 정도"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도 지난 18일 '실내 미세먼지 관리 기준이 허술하다'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고 공식 해명자료를 낸 바 있다. 대기환경 기준은 환경정책 목표치라 그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3. "곤란하다"? 비교 말라고만 하는 환경부

그렇다면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의 주장대로 6시간 채집한 실내 미세먼지의 3분의 2 값을 실외 미세먼지와 비교할 순 있을까. 역시나 환경부 담당자는 "개념이 다른 수치이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 18일 공식 해명자료에서도, 뉴스래빗과의 통화에서도 '곤란하다'는 표현을 일관되게 내세운다. "과학적으로 수학적으로 틀렸다"가 아니다. '곤란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누군가의) 사정이 몹시 딱하고 어렵다'이다. 국민과 언론이 실내와 실외 미세먼지 기준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려는 시도 자체가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의 사정을 몹시 딱하고 어렵게 만든다는 고백인 셈이다.

환경부 담당자는 "대기환경기준은 전체 공기질을 미리 예고하는 차원의 정책적 기준이고, 실내공기질 관리법 상 유지기준은 시설 관리자에게 제재가 들어가는 사항이라 개념의 차이가 있다"며 "같은 수치여도 동일선 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고 재차 같은 말을 반복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 반문하고 싶다. 우리 국민들이 매일 숨쉬는 실내와 실외 미세먼지 공기질을 어떤 국가 공식 자료로 서로 비교하고, 대처할 수 있는가. 측정 방식과 목적이 다르니 비교 자체를 하지 말라고 선을 그으면 끝날 문제인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뿐만 아니라 서울시 지하도 상가를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등 여러 기관이 미세먼지 농도 측정 결과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환경부 주장대로라면 각 기관이 공개한 자료 내 미세먼지 농도가 안심할 수준인지, 아닌지 국민들이 납득할 방법이 없다. 대국민 정책 공개 투명성을 내건 문재인 정부의 행보와도 맞지 않다.

실외 미세먼지 농도는 법적 기준(100㎍/㎥)과 별개로 '통합대기환경지수'를 만들어 좋음·보통·나쁨·매우나쁨 수준으로 구분해 국민에게 위험성을 직관적으로 안내한다. 국민은 이 기준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미세먼지 위험성을 판단한다. 통합대기환경지수는 현재 5000만 대한민국 국민이 매일매일 미세먼지 위험성을 예측하도록 공개되는 가늠자다.

#4. 환경부 "실내 미세먼지 기준 개선 검토"

많은 대중이 모이는 지하철 역사의 실내 미세먼지 측정값은 실외와 비교 가능해야 한다고 뉴스래빗은 주장한다. 난해할 뿐만 아니라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적 실내 기준으론 미세먼지 습격에 화난 국민 여론을 충족시킬 수 없다. '통합대기환경지수'처럼 다중 실내 공간 역시 대국민이 쉽게 공기질을 이해할 수 있는 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실내 미세먼지 기준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담당자도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실내 미세먼지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국민 인지의 필요성을 묻는 뉴스래빗의 질문엔 "올해 실내 미세먼지 기준 개선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 아직 검토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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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 래빗 ? 뉴스래빗이 고민하는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여보려고 합니다.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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