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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스토리] 내로남불…예비군의 '갑질'

  • 입력 2017-08-29 09:59:34
  • 수정 2017-08-29 13:59:51
예비군의 '갑질'
혹은
육군대장의 '갑질'

'갑질'도 내로남불?


예비군은 유사시(전쟁)를 대비하는 예비병력이다. 군복무 후 자동 편성된다. 동원·향방예비군 각각 4년씩 총 8년을 훈련받는다.

예비군 5년차인 뉴스래빗 기자 A는 지난 22일은 향방예비군 후반기 교육에 참석했다. 군복을 입고 거주지 동사무소로 향했다. 예비역 80여명이 동사무소 교육장에 모여들었다. 곧 동대장이 훈련 일정을 설명했다. 동대장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한 예비군은 10명 남짓.

대부분 대답조차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다. 동대장이 불을 끄고 작전구역 및 임무 설명 자료를 화면에 띄웠다. 5분도 채 안돼 예비군은 우후죽순 고개를 떨구고 눈을 감았다.

흔한 예비군 풍경이었다. 새로울 것도 없는 이 예비군 훈련 풍경은 이날 따라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최근 불거진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과 부인의 공관병 등에 대한 '갑질' 사건이 머리 속에 겹치면서다.

#1) '갑질'의 시작, 반말

장교출신 동대장은 시종일관 존댓말로 예비군을 대했다. 반면, 예비군은 현역 병사에게 반말을 했다. 한 예비군이 현역 병사에게 다가가 물었다.

“전역까지 얼마 남았어?”

“OO 남았습니다, 선배님.”

군기가 바짝든 이등병은 군대식 존어체로 답했다. 이 둘은 이날 처음 본 사이다. 나이차도 얼마 안나 보였다. 그럼에도 예비역은 반말을, 현역은 깍듯이 존댓말을 쓴다. 군대를 몇년 먼저 제대했다는 이유로 난생 처음 본 군인에게 당연한 듯 반말을 일삼는 예비군들. 어쩌면 이 역시 흔한 광경이라 치부할 수 있지만 현역 시절을 떠올려보면 괴상한 일이다. 군대에선 자대 선·후임 외 다른 부대 군인끼리도 존댓말을 쓴다. 그러나 많은 예비군이 현역 군인에게 반말을 한다. 현역 군인 모두가 자신의 부대 후임병인양 말이다.

이등병 옆을 지나는 선임에게 "반말하는 예비군이 많냐"고 물었다.

“향방은 연차가 있어 그나마 낫습니다. 동원은 말도 못합니다.”

동원훈련은 1년 며칠을 입소해서 예비군을 치른다. 그러면 현역 군인은 예비군 사단으로 지원을 나간다. 이 곳에서 겪는 예비군의 '갑질'는 동사무소 향방훈련 비할게 못된다고 했다. 반말은 기본이고, 식사시간이면 "이걸 사람 먹으라고 주는거냐", "이런 건 너네(현역 군인)나 먹는거지’ 같은 폭언성 발언도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다만 간부에겐 예외다. 간부는 예비군의 언행이 훈련 규정에 어긋나면 바로 강제 퇴소시킬 권한이 있다. 강한 간부에겐 약하고, 약한 병사에게 강한 존재가 바로 예비군 '선배님'이다.

#2) 군복만 입으면

같은 날 스래빗 기자 B는 동원훈련장으로 입소해 3일을 보냈다. 퇴소 뒤 그가 전한 다수 예비군의 언행은 앞선 병사가 지적한 '갑질'과 유사했다. 오죽하면 훈련소 대대장이 입소식부터 “현역 병사들 괴롭히지 마시고 내 동생이라 생각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예비군의 '갑질'은 관행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때마침 훈련 도중 비가 내렸다. 그러자 한 예비군이 병사에게 "왜 A급(새 것) 우의를 안 주냐"고 언성을 높였다. 병사와 언쟁이 오가더니 "나 무시하냐"라는 고함이 터졌다. 병사는 쩔쩔맸다. 생활관으로 돌아온 예비군은 짜증난다는 듯 비에 젖은 우의를 병사가 쓰는 침상 위로 내팽겨쳤다. 너나 할 것 없었다.

엄격히 다뤄야할 총도 병사 자리에 던졌다. 생활관에 마련된 총기보관함보다 더 많은 총이 쌓였다. 하늘 같은 선배 예비군이 짜증났으니 뒷정리는 후배인 병사 네가 하라는 뜻이었다.

같은 시간 옆 생활관에선 웃음소리가 터졌다. 예비군과 병사는 숫자 맞히기 손등치기 게임을 했다. 계속 두들겨 맞은 일병은 손등이 벌겋게 변해도 "그만하자"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를 본 주변 예비군만 깔깔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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